'정신병원 가자'는 친척 찌르고 달아난 30대…징역 2년6월→3년6월

"살해 계획적 준비, 살인의 확정적 고의 있어" 2심서 형량 늘어

ⓒ News1 DB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로 한 전날 자신을 돌봐주던 친척들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3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을 늘려 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살인미수,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33)에게 원심 징역 2년 6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9일 오후 5시40분께 충남 예산군에 있는 큰아버지 B씨(75) 집에서 B씨와 고모부 C씨(74)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족과 함께 이민 생활을 하다 적응하지 못해 홀로 귀국한 A씨는 ‘과다활동성 주의력결핍장애’를 앓아 화를 참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차를 부수거나 전기계량기를 손괴하는 등 혐의로 범행 전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범행 당시에는 정신병원 입원을 권유한 친척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던 중 입원 전날 “짐을 싸라”는 말에 격분해 흉기를 꺼내 들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정신질환에 따른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하기도 했던 점 등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친인척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죄질이 매우 나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불특정 다수 피해자들의 차량이나 재물을 손괴하기도 했다”며 “다만 정신질환으로 저하된 분노 노절능력이 각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죗값을 받아들였지만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다.

결국 검찰의 항소 취지를 살핀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을 살해하려고 마음 먹고 흉기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했고 공격한 부위 등에 비춰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