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최고의 구위’ 강릉영동대 투수 서명현, 오랜 유망주의 두 번째 도전 [베이스볼코리아]
한국 대학야구는 외면받는 무대다. 고교에 비해 프로 지명률이 낮고, 관심도 역시 높지 않다. 어떤 이는 ‘패자부활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1년 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110명 가운데 대학 선수는 단 18명에 불과했다. 팀당 대학 선수 1명 이상을 지명해야 한다는 제도가 없었다면 결과는 더 참혹했을지 모른다.
지금도 많은 대학선수가 그 좁은 문턱을 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베이스볼코리아’는 드래프트를 앞두고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하는 대학야구의 다크호스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강릉영동대의 우완 투수 서명현(21)이다.
“고교 때는 남들보다 공이 무겁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컨트롤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시합을 많이 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중요한 순간 찾아온 부상 때문에 제 자신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서명현은 부침 심했던 고교 시절을 그렇게 회상했다.
한 차례 좌절을 겪은 서명현에게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초등학교부터 10년 넘게 이어온 야구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서명현은 “처음엔 야구를 그만둘 생각이었다. 한동안 야구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그만두려고 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 주변의 만류도 컸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2년만 더 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서명현의 선택은 강릉영동대 입학이었다. 강릉영동대는 짧은 기간 승부를 보려는 드래프트 도전자들이 우글대는 프로선수 사관학교다. 강릉영동대가 2010년대 후반 들어 대학야구의 강자로 떠오른 배경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6년 연속으로 드래프트 지명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두 번째 도전’을 준비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대학생 서명현은 한 가지 목표를 잡았다. 컨트롤 향상이다. 와일드한 투구폼에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고, 손 놓는 위치를 일정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대학 생활 내내 등판 기록이 없었던 서명현에게도 공식 경기 등판의 기회가 찾아왔다. 고교 졸업 후 3년 만이었다.
“감독님께서 연습 경기를 보시고 기회를 주셨어요. 처음엔 오랜만의 등판이라 부담이 컸지만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별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었어요. 사실 그게 장점이거든요(웃음).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던졌습니다.” 결과는 합격점. 본인의 최고 구속을 경신하며 현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 스카우트는 “전형적인 구위형 투수다. 최근 대학에도 구속이 빠른 투수가 많다. 그렇지만 서명현만큼 평균 구속이 유지되고 묵직한 공을 던지는 투수는 흔치 않다. 빠른 공의 무브먼트만큼은 다른 상위권 투수들 못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명현 역시 “대학교 입학 이후 힘이 더 좋아진 까닭인지 구위가 더 좋아졌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주무기 커브 또한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데 구속이 빠르면서도 회전수가 극심하다. 수도권 구단 한 스카우트는 “서명현의 커브는 종적인 움직임과 터널링이 좋다. 프로 지명 후 조금 더 보완한다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구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88cm의 큰 키와 높은 팔각도에서 나오는 패스트볼과의 조합도 일품이다. 서명현은 “좋은 신체조건은 제 장점이기 때문에 투구를 할 때 최대한 내려 찍듯 던지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커브를 던질 때 파울과 헛스윙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어느덧 눈앞으로 다가온 또 한 번의 드래프트. 2023년의 서명현은 간절하다. 3년 전, 나태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야구가 더 소중해졌다고. “솔직히 고등학생 땐 야구 그리고 꿈에 대해 그다지 간절하지 않았어요. ‘프로는 그냥 잘하는 애들이나 가는 곳’이라고 치부해 버렸습니다. 막상 대학에 와보니 ‘야구가 내겐 정말 소중한 것이었구나’ 느껴지더라고요. 올핸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도 하면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라며 호탕하게 웃은 그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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