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흑자'에 기댄 경상수지…유가·中에 전망은 '안갯속'(종합2보)
상품수지 넉달째 흑자…수입 하락폭 큰 '불황형흑자'
국제유가 오름세 '변수'…상품수지에 부정적 전망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우리나라 7월 경상수지가 석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본원소득수지가 3개월 째 플러스 행진을 이어간 결과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수입 하락폭이 수출보다 더 큰 불황형흑자 상황에 국제유가 오름세와 중국 경기 회복 지연이라는 악재가 더해졌다. 기업들의 해외배당 국내 유입도 약발이 떨어져 가면서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대한 의문 부호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월 발표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3개월 연속 플러스다.
경상수지는 지난 3월 3개월만에 흑자(1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후 4월 다시 적자(-7억9000만 달러)로 돌아섰다가 5월(19억3000만 달러)과 6월(58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인 바 있다.
작년 7월(17억 달러)에 비해서는 2배 가량 치솟은 수치기도 하다. 이동원 한은 경제금융통계부장은 "하반기 첫번째 달의 경상수지가 전년동월을 상회한다"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분명해지며 '상저하고'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상품수지 4개월 연속 흑자…불황형 흑자서 못 벗어나
수출은 503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6.4% 감소하며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승용차 수출이 56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15.7% 증가했지만, 반도체는 76억 달러로 33.8% 감소했다.
수입은 487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5.4% 줄어들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원자재와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각각 35.7%, 12.5%, 12.1% 감소했다.
다만, 한은은 불황형 흑자 지적에는 선을 긋는다. 이 부장은 "7월 수출 회복세는 주춤했지만 8~9월에는 감소세가 줄었고, 4분기에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도 예상된다"면서 "그때는 불황형흑자 지적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떨어진 해외배당 국내투자 효과…본원소득수지 흑자폭 40% '싹뚝'
그동안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던 본원소득수지는 전달에 비해 40% 가량 쪼그라들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9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6월 기록한 48억5000만 달러에 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연초 기획재정부는 해외 유보금의 국내 투자 유도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낸 배당금 95%를 비과세하고 5%만 법인세를 부과하도록 세제를 개편했다. 이 결과 본원소득수지가 크게 개선되며 경상수지 개선을 이끌어왔다.
이 부장은 "상반기에는 워낙 해외 배당소득이 커 하반기에는 줄어들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들의 해외 유보소득이 여전히 크고, IT업종의 경우 연말로 갈수록 경기 회복에 해외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전망은 '안갯속'…유가 상승·中 회복 '변수'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축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는 수입을 자극해 상품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다 예상보다 더딘 중국의 경기 회복세도 수출을 제약하는 요소다.
코로나 팬데믹에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은 서비스수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기업들이 해외유보금을 계속해서 국내로 들여온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한은도 대외 불확실성을 경계한다. 이 부장은 "국제유가 급등에도 7월부터 9월초까지 하반기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84달러로 전망치와 비슷해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상품수지를 제약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 역시 경상수지가 본격 개선세에 돌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유가 오름세가 계속되며 수입을 자극하고, 중국 리오프닝 지연에 따른 수출 악영향이 지속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를 장담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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