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 '석 달 연속 흑자'…"흑자 기조 분명"(종합)

김혜지 기자 2023. 9. 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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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상품수지에 여행수지 적자 지속…해외배당↓
한은 "불황형 흑자 지적, 수출개선 따라 힘잃을 것"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7월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으나 흑자 폭은 한 달 전보다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가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달 수준을 넘어섰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앞으로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5월 이후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으나 흑자 폭은 전월인 6월(58.7억달러) 대비 22억9000만달러(-39.0%) 축소됐다.

이에 따라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60억1000만달러로 계산됐다. 1년 전(265.7억달러)과 비교해 200억달러 넘게 급감하면서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한은은 경상수지 흐름을 긍정 평가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한 것은 작년 5월부터 7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또한 올 들어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전년 동월 수준(17.0억달러)을 상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되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여러 전망 기관이 예상하는 경상수지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음) 양상을 뒷받침했다"고 강조했다.

경상수지는 한 국가가 상품과 서비스 등의 대외 거래로 올린 수익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올해 1월(-42.1억달러)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낸 뒤 2월(-5.2억달러) 2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3월(1.6억달러)에는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다 4월(-7.9억달러) 적자로 떨어진 이후 5월(19.3억달러)과 6월에는 흑자 흐름을 보였다.

최근 월별 경상수지 추이 (한은 제공)

7월 경상수지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상품수지 양상을 이어간 가운데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본원소득수지가 감소하면서 전체 흑자 폭이 축소됐다.

상품수지는 42억8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39.8억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늘었다.

이는 수출이 504억3000만달러로 전월(541.4억달러) 대비 감소했지만 수입이 461억5000만달러로 전월(501.5억달러)에 비해 더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수입(-22.7%)이 수출(-14.8%)보다 더욱 크게 줄었기에 '불황형 흑자' 지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장은 최근 상품수지 양상이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연말이면 세간의 이 같은 지적은 힘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장은 "7월에는 수출 회복세가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8~9월에는 감소세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특히 오는 4분기에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할 것이기에 그 때가 되면 불황형 흑자에 관한 얘기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적자 규모가 전월(-26.1억달러) 수준을 이어갔다.

여행수지는 14억3000만달러 적자를 쓰면서 전월(-12.8억달러)의 적자 폭을 뛰어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2000만달러 흑자로, 해외배당이 많이 들어오고 국내 배당지급은 줄었던 전월(48.5억달러)에 비해 흑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 부장은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지난 6월에 비해 줄어들면서 흑자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견조했던 본원소득수지는 하반기 들어 약간은 줄어들 조짐이 보인다.

이 부장은 "상반기 배당수입 규모가 워낙 컸기에 상반기에 비해서는 하반기 배당수입이 줄어들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 기업의 해외 유보 소득이 여전히 많고 IT 기업의 해외 실적 부진이 연말 갈수록 완화될 것이라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전망하면서도 앞으로 이런 기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무엇보다 '국제유가'를 꼽았다.

이 부장은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최근 상황이 향후 지속된다면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1일부터 9월5일까지 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84달러 내외로 나타났는데, 한은의 기존 전망이 하반기 국제유가로 84달러를 전망하고 있어 상품수지에 국제유가 상승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최근 급격한 상승세가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분명히 상품수지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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