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산물 금지에 초조한 기시다, 밥도 먹다 말고 中총리 만나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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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로 험악해진 중국과 일본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외무성 간부는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에 대해 "처리수(오염수)를 빼면 중국도 일본과 같은 생각이라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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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로 험악해진 중국과 일본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애를 태우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 6일 리창 중국 총리와의 짧은 회동을 위해 먹던 도시락도 내려놓고 서둘러 이동했다고 8일 보도했다.
리창 총리를 만나 중·일간 정상급 의사소통을 성사시키는 것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일정 중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통역을 낀 회동 시간은 15분 남짓. 테이블에 마주 앉지 않고 서서 대화를 나눈 것 치고는 이례적으로 긴 대화였다.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문을 연 기시다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태도를 강조하고,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두 총리는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갔으며 험악한 분위기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에 대해 "처리수(오염수)를 빼면 중국도 일본과 같은 생각이라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우호적으로 다가간 기시다 총리가 태도를 바꾼 것은 그다음 열린 한·중·일 'ASEAN 플러스 3' 정상회의에서였다. 그는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국제 사회의 이해를 구했다"며 "중국은 돌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리창 총리를 면전에 두고 강한 어조로 비난한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순간 자리가 얼어붙었다고 했지만 추후 일본 정부 관계자는 "ASEAN 국가 중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나라는 없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대일 비판 강도가 미약하게나마 누그러진 점은 눈에 띈다. 아사히는 리창 총리가 기시다 총리와의 회동에 응한 이유에 대해 중국의 강경한 자세에 다른 국가들이 호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창 총리는 정상회의 연설 말미에 "핵 오염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기존 중국의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일본이 국제 사회의 우려를 돌아보지 않고 방류했다"는 중국 외무성의 입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이 참석하지 않은 ASEAN 정상회의에서는 오염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톤을 조절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기자회견에서 중·일 두 총리가 "짧게 말을 나눴다"며 리창 총리가 "문제에 대해 중국 입장을 확실히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측이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 및 발전을 희망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아사히는 이를 중국 측에 관계 개선 의사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 풀이했다.
반면 리창 총리와의 대화와 관련해 "일본 국내용 메시지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는 기시다 총리의 언론 대응에는 상대적으로 초조함이 묻어났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다"는 취지의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으며 금수 조치 철회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다.
질문을 받는 사이에는 손에 들고 있던 파일로 책상을 치는 등 짜증이 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적극적으로 언론 대응을 하지 않은 기시다 총리의 태도에 일각에서는 중국 측을 배려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외무성의 한 간부는 아사히에 "철회 요구는 언급했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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