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형 잠수함 '전술핵 SLBM' 발사관 10개…해상 핵위협 현실화

유영규 기자 2023. 9. 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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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단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0발을 탑재할 수 있는 새로운 중형잠수함을 진수함에 따라 해상에서의 '전술핵 위협'이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잠수함은 수중에서 은밀히 기동해 SLBM으로 적의 핵심 목표물을 기습 타격하는 '비밀병기'에 속해, 사전에 무력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은 SLBM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것으로 보여 군의 킬체인과 미사일방어체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북한이 6일 진수한 신형 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은 수중배수량이 3천 t급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잠수함 건조 작업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있는 길이 190여 m, 폭 36m의 대형 건물 안에서 진행됐습니다.

북한이 오늘(8일) 공개한 진수식 사진을 보면 잠수함의 함교 부분에 10개가량의 SLBM 수직발사관이 보입니다.

이 가운데 4개에는 중거리 SLBM인 '북극성-3·4·5'를, 나머지 6개에는 KN-23(이스칸데르) 개량 미니 SLBM을 각각 탑재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은 2019년 10월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당시 비행고도 910여 ㎞, 비행거리 450㎞로 탐지됐습니다.

최대사거리는 2천㎞ 이상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듬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시옷·수중무기 의미)'을 공개했습니다.

이 SLBM은 다탄두 SLBM인 중국 '쥐랑(JL)-2'와 외형이 유사했습니다.

이어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를 기념해 저녁에 열린 열병식에서 탄두부가 다탄두 형태이고 북극성-4ㅅ보다 직경이 굵은 '북극성-5ㅅ'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미니 SLBM은 고도 60㎞, 비행거리 600㎞로 남한 전역의 주요 시설이 타격권입니다.

이들 SLBM은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북한은 지난 3월 '화산-31'로 명명한 전술핵탄두를 전격 공개한 바 있습니다.

직경 40∼50㎝로 추정된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기로 600㎜ 초대형방사포, 무인수중공격정 해일, 화살-2 순항미사일, 화살-1 순항미사일, KN-24(에이태큼스), SLBM 등이 꼽힙니다.

사진상 식별되진 않았지만 '김군옥영웅'함은 어뢰 발사관도 갖췄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명 '핵어뢰'로 불리는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도 장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20여 척에 달하는 기존의 로미오급(1천800t급)·고래급(2천 t급) 잠수함도 이번에 진수한 신형 잠수함과 같은 "전술핵공격잠수함"으로 개조를 시사했습니다.

이번에 건조한 신형 잠수함은 기존 로미오·고래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들 잠수함의 장점만을 선별해 사실상 새로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골프급과 로미오급을 섞어서 설계한 잠수함"이라며 "북한은 로미오급을 중국의 기술 지원으로 자체 건조한 바 있어 선체 디자인은 로미오급과 비슷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공격형으로 개조되는 잠수함들도 모두 전술핵탄두가 들어간 SLBM을 탑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개조할 중형잠수함은 핵 추진 잠수함 못지않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20여 척의 개조 잠수함에도 척당 10개의 발사관이 장착되고 이를 전술핵탄두가 들어 있는 SLBM으로 꽉 채울 경우 최대 200여 발의 '전술핵 SLBM' 위협이 가해집니다.

북한이 이 SLBM을 동시에 발사한다면 한미 미사일 요격체계로 모두 막아내긴 어렵습니다.

한미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주요 군항에서 출항하는 잠수함을 선제 타격해 핵 공격을 무력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수중에 있는 잠수함이라면 위치 식별이 사실상 제한됩니다.

지상에서 쏘는 핵무기는 어느 정도 탐지가 가능하지만, 수중에서 발사되는 SLBM을 모두 막아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북한은 이번 신형 잠수함 외에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이 핵 추진 잠수함을 조기에 건조하려면 소형 원자로 기술 및 잠수함 설계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의 방러 동선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핵잠수함은 핵연료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개월간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잠수함 보유 등 해군 무력 강화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유사시 한반도로 투입되는 미군의 항공모함 등 해상전력을 저지할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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