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의자에 녹아든 ‘공감과 상생’… “지속가능성 비전 공유할 것”

최보윤 기자 2023. 9. 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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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엠 MCM… 내달 22일까지 MCM HAUS에서 열리는 ‘MCM X 잉카 일로리’ 아트 전시
MCM과 협업한 잉카 일로리(Yinka llori) 작가. 현재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특히 주목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당신에게 의자는 무엇인가. 가족과 따뜻하게 밥 한끼 나누는 식탁에 필요한 도구? 일을 하기 위한 책상에 필요한 필수품? 의자란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살던 적도 있었겠지만 어느덧 의자는 삶의 형태를 바꿔버렸다. 의자 위에서 먹거나 마시고, 뜨개질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쉬거나 심지어 자기도 한다. 많은 사건이 의자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의자 위에서 대화를 나누고, 논쟁을 하거나 혼자 숨죽여 울기도 한다. 의자는 감정의 발산이자 발상이다. 의자를 매개체로 청중의 교감을 이끌어내고 공감과 상생을 완성하는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디자이너이자 작가 잉카 일로리(Yinka Ilori)에겐 더욱 그렇다. 영국을 중심으로 현재 해외 예술계는 물론, 패션계에서도 가장 ‘핫’한 디자이너 중 하나로 꼽힌다. 나이지리아 특유의 색채 감각과 업사이클링을 통해 못쓰게된 제품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감각이 보는 이에게 감탄사를 불러일으킨다.

글로벌 럭셔리 패션하우스 MCM은 청담동에 위치한 MCM HAUS에서 ‘숨(SUUM) 프로젝트(대표 이지윤)’와 함께 오는 10월 22일까지 ‘MCM X 잉카 일로리’ 아트 전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개최되는 전시로, 예술과 브랜드의 만남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이종 간 경계를 뛰어넘은 아트와의 콜라보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패션 브랜드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MCM의 기업 철학을 담았다.

이번 아트 전시를 위해 새롭게 완성한 잉카 일로리의 작품. (작품명 >> 영어 : PAINT ME A PICTURE / 나이지리아어 : YA MI AWONAN KAN)

잉카 일로리는 아프리카 특유의 감각적인 예술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건축 및 공간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특히 작가만의 유쾌하면서도 도발적인 디자인이 특징. 설치 작업과 관객 참여형 공간 디자인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생성하고 공간에 의미를 부여해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와 즐거움을 전달한다. 불가리, 펩시, LEGO, LG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공감과 상생’이 주제인 이번 전시회는 일로리의 재해석을 통해 예술 작품으로 탄생한 의자 컬렉션을 선보이는 자리다. MCM 관계자는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전하는 잉카 일로리는 글로벌 시대정신을 앞서가는 MCM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MCM HAUS 1층에 마련된 첫 번째 섹션 ‘THERE IS GOOD IN ALL OF US’는 MCM의 ‘업사이클 프로젝트’와 연계된 공간으로 일로리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MCM 의자 컬렉션을 공개한다. 런던에서 수집한 버려진 의자들이 MCM의 비세토스 패턴을 입고 재탄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다양한 문화를 간직한 MCM 브랜드 역사에 경의를 표하며 ‘승리, 명예, 용기’를 상징하는 MCM 로고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했다.

MCM X 일로리(Yinka llori). THERE IS GOOD IN ALL OF US 전시 전경 / MCM 제공

의자 컬렉션 속에 있는 만화경으로 작품을 관찰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 작품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다채로운 무늬와 색상을 볼 수 있다. 이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각자 가진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관심이 필요하며 그 아름다움은 표면적인 판단 너머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층에 마련된 두 번째 섹션 ‘LOOKING AT ME’는 일로리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한 작품 컬렉션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서로 대화하는 듯한 구도로 배치된 10개의 작품들은 일로리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문화, 가족, 유산이라는 공동의 주제를 담았다. 그중 그의 초기작인 의자 6점은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일로리가 가진 두 문화 사이의 계급, 신앙 등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반영하고 있으며 4개의 신작은 작가의 삶을 대변하는 작품들로 아프리카 전통적인 미학과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담겨 있다.

‘MCM X 일로리(Yinka llori)’ 아트 전시, LOOKING AT ME 전시 전경.

MCM의 GBCO(Global Brand and Commercial Officer) 사빈 브루너는 “잉카 일로리와의 협력은 단순한 예술 전시가 아니라 공유되는 이야기, 가치 및 관점 변화의 내러티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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