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 사령탑이 이끄는 '신생팀 돌풍'…충북청주FC 최윤겸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승격팀' 광주FC의 돌풍이 거세다면 K리그2에서는 '신생팀' 충북청주FC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충북청주는 8일 현재 10승 10무 7패, 승점 40으로 13개 구단 중 7위를 달리고 있다.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최근 13경기에서 7승 6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신생팀 동기'인 천안시티FC와 함께 '2약'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어느덧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5위도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5위 경남FC와는 승점 5 차이다.
리그 마지막 패배가 5월 27일 경남FC와 경기였고 6월부터는 패배를 잊고 지내는 중이다.
리그 초반 14경기에서 3승 4무 7패였던 팀이 6월 이후로 완전히 달라진 팀이 됐다.
13경기 무패는 이번 시즌 K리그2 최다 경기 연속 무패 기록이다. K리그2 사상 최다 경기 연속 무패 기록은 2019년 광주FC의 19경기다.
8월 한 달 사이에 3승 1무를 기록, K리그1·2를 통틀어 월간 최고 승률(87.5%)을 달성한 충북청주 최윤겸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는 이달의 감독상도 받았다.
흔히 '신생팀'이라고 하면 겁 없이 덤벼드는 패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1962년생 최윤겸 감독은 K리그1·2를 합쳐 감독 가운데 최고참이다.
1985년생 FC서울 김진규 감독대행과는 무려 23살 차이가 난다.
국내 프로스포츠 대부분이 '젊은 감독'을 선호하는 흐름이지만, 최 감독은 2016년 강원FC를 2부에서 1부로 올리는 등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팀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최윤겸 감독은 8일 13경기 연속 무패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도 '신생팀이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껄껄 웃었다.
최 감독은 "사실 개막 전에는 한 자릿수 순위인 '9위'가 목표였다"며 "4월부터 실점이 너무 많고, 연패도 이어지면서 10위 아래에 한참 머물다가 수비가 안정되면서 요즘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충북청주는 시즌 초반 14경기에서 25골을 내줬는데, 최근 13경기 무패를 하는 동안에는 8실점으로 막았다.
최 감독은 수비진 안정의 비결로 팀 내 경쟁과 다른 팀의 벤치 마킹, 자신의 스타일 변화를 들었다.
그는 "초반에는 동계 훈련 때 결과를 바탕으로 주전이 정해져 있었는데, 이후 그동안 못 뛰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팀 내 경쟁이 전력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또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린 김포FC의 경기도 많이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팀 내 경쟁의 좋은 예로는 골키퍼를 들었다.
류원우가 주전이고, 박대한이 그다음 순번이었는데 류원우의 부상으로 박대한에게도 기회를 준 것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 조르지와 피터도 제 몫을 해주고, K3에서 올라온 이민형이나 이정택 등의 성장도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제가 원래 패스를 통한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선호하는데, K리그2는 K리그1에 비해 반칙도 자주 나오고 거친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며 "그래서 공격 전개를 단순화하고, 수비에는 더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강원 시절인 2016년과 2017년에도 한 차례씩 '이달의 감독상'을 받았다는 최 감독은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잘 해줘서 이 상을 또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몸을 낮췄다.
신생팀으로 곧바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욕심이 없는지 묻자 "휴식기 이후 세 경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충북청주는 16일 안산 그리너스, 19일 서울 이랜드, 23일 성남FC와 연달아 맞대결한다. 순위상으로는 안산이 11위, 이랜드 10위, 성남 9위로 충북청주보다 아래다.
최 감독은 "순위만 그렇지, 선수 구성으로 보면 우리보다 약한 팀들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 세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홈 팬들에게 사랑받는 팀이 되고 싶다"며 "이상하게 올해 홈 경기 때 유독 비가 자주 와서 안타까웠는데 앞으로도 재미있는 경기로 더 많은 팬을 경기장으로 모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과 관련한 이야기에 항상 빠지지 않은 인물은 그룹 샤이니의 민호다.
최 감독의 아들인 민호는 축구를 좋아하기로 유명하며, 아버지가 맡은 팀 경기장에도 자주 모습을 보인다.
최윤겸 감독은 "민호한테도 고마운 게 자기로 인해서 한 명의 축구 팬이라도 더 생기면 좋겠다고 얘기한다"며 "경기 외에도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서 지역 문화에 녹아드는 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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