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작가들의 작품을 BMW 뉴 i5에 다시 그리다… “아티스트와 AI 전문가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
예술과 기술은 진정 융합하고 공존할 수 있을까. 기술적인 진보가 예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불가능의 가능을 증폭시킨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한다. 창작적 도구로서의 기술은 응당 널리 쓰일 만 하지만, 창조성의 측면에서 기술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의 글로벌 파트너로 참석한 럭셔리 완성차 업체 BMW는 인간의 사고(思考)에 힘입어 예술적으로 진화하는 기술의 현장을 선사했다. 기술이 인간의 고유한 창의성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 기술이 함께 머리를 맞대 새로운 창조를 창출하는 작품을 선보인 것이다.
BMW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3 BMW 라운지에서 일렉트릭 AI 캔버스를 공개한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BMW 뉴 i5에서 영감을 얻은 설치 작품으로 AI를 활용해 몰입형 현장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 예술과 기술의 독특한 조합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순수전기 모델 BMW 뉴 i5는 역동적인 캔버스로 변신해 독특한 제너러티브 아트(Generative Art)를 선보인다. 에스더 마흘란구, 코헤이 나와, 에릭 N. 맥, 구지윤, 빈우혁과 같은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으로 각각 구현됐으며, 특히 프리즈 서울 2023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주목받는 젊은 작가인 정수정(23) 작가의 작품이 일렉트릭 AI 캔버스에 담겼다. 정수정 작가는 사람과 동물, 자연 사이의 유대감, 그리고 소유에 따르는 권력의 역학을 상상력이 풍부한 페인팅을 통해 탐구하며, 자연 속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힘인 ‘기(氣)’라는 개념과 그것이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는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생성형 AI에 대한 이 탐험은 BMW 뉴 i5에 프로젝션 매핑되고 거울에 의해 증폭되어 각 아티스트의 독창적인 스타일과 미학을 통해 이동한다. 일렉트릭 AI 캔버스는 단순한 시각 예술을 넘어 기술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BMW의 인간중심적 사고와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일렉트릭 AI 캔버스를 통해 창의성을 위한 도구로서 AI가 지닌 잠재력을 살펴볼 수 있다. BMW 그룹 코리아 한상윤 대표이사는 “BMW는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서 차량 기술 및 디자인 혁신을 선도해왔을 뿐 아니라 전 세계 문화예술 분야에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왔다”며, “한국에서도 프리즈 서울의 공식 파트너로 참가해 일렉트릭 AI 캔버스를 통해 아트와 기술을 연결,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예술 경험을 선사하고 서울이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더욱 거듭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미술작가 6인의 작품은 크리에이티브 기술 전문가 네이선 쉬플리와 게리 예가 제작한 인공지능-생성 애니메이션으로 거듭나 BMW 뉴 i5 위에 투영된다. 해당 프로젝트에 활용된 AI 모델은 900년 미술사에 걸친 5만점 이상의 이미지, 즉 이미 학습된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의 스타일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추상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글로벌 컨템포러리 아트 플랫폼 ‘아트드렁크’ 창립자 게리 예(Gary Yeh)와 서면 인터뷰를 나눴다. 미국 듀크대에서 미술사와 경제학을 전공한 게리 예는 대학 시절인 2015년 ‘예술에 취해보자’는 뜻을 담은 인스타그램 계정(@artdrunk)을 열어 그가 다닌 전시 등을 소개했다. 현재 팔로워 10만명을 돌파하며 미술계 영향력있는 인물(인플루언서)로 성장했다. 2018년 ‘예술을배우는가장쉬운방법’을표방하는 미디어 컴퍼니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아트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이번 처음 참여한 정수정 작가 등을 비롯해 전시 작가들과 어떻게 함께 하게 됐는지요.
“보통 영상 프로젝트를 통해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이번 BMW와의 협업은 완전히 색다른 재미와 변화를 선사합니다. 특히, 정수정 작가의 경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딥러닝을 통해 학습된 AI가 이번 협업 작가들의 작품을 다시 추상적으로 생성해 내는 방식인데요, 어떻게 보면 그 작가들의 작품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전혀 새로운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BMW 일렉트릭 AI 캔버스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크리에이티브 기술자인 네이선 시플리가 ‘StyleGAN’이라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처음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AI가 각 아티스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표현을 즐겨 하는데요, 가능한 한 많은 이미지를 소비하고 각 아티스트의 스타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BMW 일렉트릭 AI 캔버스를 통해 인간과 예술의 결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술계, 아니 미술계 포함 여러 분야에서 AI는 인간의 창작을 위협할 수도 있고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로 생각되곤 하는데 의견은 어떤가요.
“무엇보다 대화를 장려하고 서로 다른 관점, 즉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는 아티스트와 AI 전문가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AI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양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등 창작 과정을 포함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만 사용한다면 인간 창의성의 확장으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아티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몇몇 아티스트는 AI가 자신의 작품을 빼앗아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아티스트들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AI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AI가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 한 대를 작품의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마치 대형 화폭 같은 전체 벽을 두고 BMW i5가 일종의 부조처럼 전시돼 있습니다. 어떤 의도일까요?
“십년 전만 해도 자동차는 잘 달리기만 하면 되는 물건이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음악감상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내부의 거대한 화면으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기기도 합니다. 이미 인터넷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예술이 변화해왔듯이 자동차도 변화하고 있죠. 자동차가 과거의 TV와 오디오, 잡지의 역할을 한다는 건 예술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표면에 예술작품을 투영하는 것은 그 시작일 뿐입니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고 운전자의 두 손이 자유로워지면, 캔버스에서 벗어나 작업장이 될 지도 모를 일이죠.”
-BMW i5가 100% 완전한 전기차라는 점에서 이번 전시도 의미적 연관성을 갖는 것 같습니다. BMW는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진화된, 진보된, 진전된 기술 발전을 제시하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미술의 미래는 무엇인가요
“Electric AI Canvas” 설치물에 AI와 현대 예술 작품을 사용한 것은 새로운 BMW i5의 주요 특징인 혁신, 최첨단 기술 및 디자인에 대한 BMW의 철학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BMW 5 시리즈는 보다 디지털화 되었고, 보다 다이내믹하며, 이제 순수전기차인 BMW i5까지 더해졌습니다. 예술가는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바로미터이자 그들의 인식은 항상 한 발 앞서가기에, 예술도 기술과 마찬가지로 항상 진화하고 있으며, 예술의 미래는 사회, 문화,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 의해 형성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창성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계속 협력하는 것이 예술의 미래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수 세기 동안 변화하는 사회 시대에 대응해 왔듯이, AI도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도구로 사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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