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M-하이브, 글로벌 러닝메이트로… K팝 '넥스트 레벨' 연다

윤기백 2023. 9. 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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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공격적 행보… K팝 업계 동반성장 견인
카카오엔터·SM, 북미 통합법인 출범 시너지
하이브, K팝 접목한 글로벌 프로젝트 론칭
JYP·YG·FNC도 글로벌 음악시장 공략 가속도
"카카오·SM·하이브, K팝 산업 선순환 주도"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음반 판매량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활발한 글로벌 활동을 펼치며 호황기를 맞은 요즘, K팝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며 탄탄하게 글로벌 입지를 다지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카카오(035720)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본격적인 사업 협력에 나서며 하이브(352820)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러닝 메이트’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올초 하이브가 SM 인수를 추진할 때만 해도 업계 일각에서는 ‘독점 체제가 더욱 심화되면서 하이브에 속하지 않은 대부분의 기업, 레이블들이 자생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과 사업 협력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하이브와도 K컬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협의한 지금, 카카오-SM과 하이브의 공격적인 행보가 각 사의 성장은 물론 K팝 산업의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측이 IT 기술과 IP 밸류체인 확장, 신인 발굴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도로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K팝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끄는 모양새다.

에스파(사진=SM)
카카오-SM, 상반기 매출 성장→사업 다각화 박차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은 3사간 협력을 위한 토대를 다지면서 올 상반기 음악 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하는 등 하반기에는 사업협력을 더욱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탄탄한 음악 유통 사업을 영위하며 다양한 레이블을 산하에 둔 카카오 뮤직 부문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4.6% 성장한 4742억원의 매출을 냈다. 인기 그룹 아이브, 더보이즈 등 아티스트들의 신보 발매와 글로벌 투어 등의 활동이 반영됐다.

SM은 44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4% 상승한 실적을 냈다. 특히 SM은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을 계기로 본격적인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여러 아티스트 관련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한 5개 멀티 제작센터를 갖추고 올 상반기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 4월 컴백한 에스파는 “우리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우리만의 팀이 꾸려진 느낌”이라며 프로듀싱 체제 변화를 반겼으며, 신보 ‘마이 월드’로 이전의 여전사 이미지에서 한층 현실적인 하이틴 콘셉트로 변신했다. 새로운 도전으로 팬과 리스너들에게 호평을 받은 에스파는 발매 첫주 판매량 160만장을 기록했다.

NCT 역시 올해 NCT 127, NCT 도재정, 태용, NCT 드림까지 다양한 신보와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하며 한층 폭넓은 스펙트럼의 음악 색깔을 드러냈다. 특히 NCT 드림은 정규 3집 ‘ISTJ’로 타이틀곡, 선공개곡, 후속곡까지 트리플 활동으로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 발매 첫주 판매량 365만장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SM 신인 그룹 라이즈(사진=뉴스1)
SM은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 확대 뿐 아니라 신인 발굴에도 적극이다. 특히 지난 4일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의 데뷔를 화제 속에 치뤄냈는데 데뷔와 동시에 앨범 선주문량만으로 이미 100만장을 돌파했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은 북미 현지 통합 법인 출범을 발표,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하여 아티스트의 현지 매니지먼트를 강화하고 해외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북미 법인 출범 발표 이후 에스파가 LA를 시작으로 첫 미주 투어의 막을 열고 미국 8개 도시를 순회했으며, 이후 멕시코, 브라질, 칠레, 독일, 영국, 프랑스까지 남미와 유럽 투어로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북미 3대 메이저 음반사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산하 컬럼비아 레코드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파트너십에 힘을 받은 아이브는 오는 10월 신보를 발매하고 첫 월드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폭발적 화제성을 입증한 신인 라이즈 역시 데뷔 전부터 이례적으로 소니뮤직 산하 RCA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활발한 글로벌 활동을 예고했다.

여기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의 음원/음반 유통 협력, SM 아티스트 IP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미디어-뮤직 밸류체인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 1일부터 SM의 음원 음반 유통을 맡고 있다. 그간 탄탄하게 쌓아온 음악 유통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다양한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만큼 SM 아티스트들과의 다방면에서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이브가 진행하는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참가자(사진=하이브)
하이브, IT 기술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

하이브는 올해 방탄소년단(BTS) 정국, 세븐틴, 뉴진스 등 여러 인기 아티스트들이 좋은 성적을 내며 글로벌 팬덤을 확장해 가고 있는 것은 물론, 음악에 IT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올초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을 인수, AI 음성 합성 기술에 하이브의 제작 역량을 접목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5월에는 하이브의 솔루션 전문 자회사 하이브IM과 빅히트 뮤직, 수퍼톤의 콘텐츠 및 AI 기술 역량을 결합한 미드낫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하나의 원본 보이스를 6개 언어 버전으로 자연스럽게 변형하고, 남성 보컬을 여성 보컬로 변경하는 등의 시도로 기술이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같은 첨단 IT 기술과 K팝의 결합은 카카오-SM 역시 시도하겠다고 밝혔던 터라, 앞으로 K팝계에서 또 어떤 기술과의 시너지 사례가 탄생해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팬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이브는 재능 있는 글로벌 신인을 발굴해 K팝 시스템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 히트작 메이커로 불리는 존 재닉 게펜 레코드 회장과 손잡고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3일 미션 소개 및 참가자들의 자기 소개 영상이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업로드돼 글로벌 K팝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JYP 글로벌 프로젝트 ‘A2K’(사진=JYP엔터테인먼트)
K팝 ‘넥스트 레벨’ 향해… 글로벌 공략 시도 봇물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SM 3사와 하이브 레이블 진영이 K팝계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글로벌 공략에 적극 나서며 전세계 음악산업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다양한 엔터사들도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JYP Ent.(035900)는 글로벌 걸그룹 론칭 프로젝트 ‘A2K’를 통해 다양한 국적 소녀들의 데뷔 경쟁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3일부터는 캐나다 토론토를 시작으로 미국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에서 4년만에 북미 지역 오디션을 연다고 밝히며 K팝 열기를 이어갈 신인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YG) 역시 오는 9월 말 야심차게 준비한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를 내놓을 예정이다. 데뷔 전부터 베이비몬스터의 유튜브 채널이 300만명의 글로벌 구독자를 모으고 프리 데뷔송 ‘드림’ 영상이 무려 5000만뷰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에프엔씨엔터(173940)(FNC)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 12개 도시에서 글로벌 오디션을 열어 해외 인재 영입에 나섰으며, 내년 초 7인조 신인 보이그룹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K팝이 글로벌 메인 스트림으로 확고히 자리잡기 위해 중요한 시점에, 카카오-SM, 하이브가 업계 선두주자로서 공격적인 행보와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카카오와 SM의 사업 협력 시너지가 양사의 성장에만 그치지 않고 하이브를 비롯한 엔터사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면서, 카카오-SM이 하이브와 마치 러닝메이트처럼 건전한 경쟁을 펼치며 K팝 산업 전반의 성장에도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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