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이재명 작전에 놀아난 검찰, 단식 10일째 소환조사 가능할까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출석일이 오는 9일로 확정됐습니다. 8일째 단식 중인 이 대표는 기력이 떨어져 드러눕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제대로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검찰이 단식 중인 야당 대표를 불러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도 있어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이 대표가 왜 하필이면 단식 10일째인 9일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했는지 그 속내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9일 검찰 출석 앞두고 드러누운 이재명
검찰과 이 대표는 출석일을 둘러싸고 한 달 동안 줄다리기를 벌여왔죠. 이 대표가 드디어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하기로 했는데요.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는 대정부질문이 끝난 직후인 9일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소환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저들이 저열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정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줄곧 국회 본회의가 없는 다음 주(11-15일) 출석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결국 검찰이 제시한 7-9일 중 9일 출석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대표는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4번이나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어요.
그런데 유독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조사는 자꾸 시간을 끌었습니다.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북 송금에 이 대표가 관련된 것처럼 검찰에 진술했다가 7일에는 진술서를 통해 이를 번복한 상황입니다.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검찰은 지난달 이 대표가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것을 보고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부지사의 발언이 '스모킹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대표의 단식은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한 계산된 단식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시간을 벌었고, 이 시간 동안 이 전 부지사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7일 기존 자신의 주장을 뒤엎고 이 대표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진술서를 변호사를 통해 공개했죠.
그는 진술서에 "이재명 지사가 (대북송금에)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 이는 양심에 어긋난 행위로써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면서 "당시 이재명 지사에게 어떠한 보고도 한 적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힌 날 이 전 부지사의 진술서가 나왔으니 너무 공교롭습니다.
◇단식 기간 중 이화영 진술서 나와
이 대표가 마지못해 검찰에 출석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은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입니다. 어차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한번은 출석해야 하고, 이미 두 차례 소환에 불응했는데 더 시간을 끌다가는 형사소송법 제200조 3에 따라 긴급체포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어요.
이 대표가 출석하더라도 검찰 조사가 온전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단식 8일 차부터 드러눕는 모습을 보이는데 단식 10일 차는 건강상태가 더 악화될 수도 있어요. 그전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고, 의료진을 대동하고 검찰에 출두할 수도 있습니다. 검찰이 무리수를 두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에요.
당장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한 국민 여론도 그리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 단식의 명분이 충분한지 물었더니 "충분하다" 46.2%, "충분하지 않다" 47.0%, "잘 모르겠다" 6.8%로 나타났습니다. 단식에 대한 찬반이 거의 팽팽하다는 얘기입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는 검찰 출두 이후 적절한 시간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겠죠. 이 대표 스스로 단식의 종료 시점을 말하지 않았고, 장경태 최고위원과 박성준 대변인은 이미 "단식의 조건은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는 곧 병원에 실려갈 때까지 단식하겠다는 얘기인데요. 병원에서 2주가량 회복을 하게 되면 추석 연휴가 닥치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추석 연휴 이전에 영장을 치고, 국회 체포동의안 절차까지 마치려는 검찰의 구상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습니다. 설령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더라도 민주당 의원들이 단식 중이거나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를 놓고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14일 단식해 보니까 10일 지나면 너무 힘들다. 그래서 14일 단식하면 14kg 빠지던데 그 화면이 보일 거다. 그러면 체포동의안 부결된다"면서 "그래서 그런 여러 가지 상황들을 예측을 하고 (이 대표가) 단식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의 '단식쇼'는 결국 추석 전 체포동의안 표결을 피하고, 이화영의 진술서를 받아내기 위한 작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28일부터 역산으로 철저히 시간계산을 해서 8월 31일 단식에 들어갔고, 결과적으로 이 작전에 검찰이 휘말렸습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추석 연휴 이후에는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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