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국제유가 상승·中경제 불안...연악재 맞은 한국경제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외 경제 이슈를 알기 쉽게 쏙쏙 배워보는 시간입니다. 금요일의 남자,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은 오르는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이게 월급 얘기면 참 좋겠지만 기름값 얘기예요. 유가가 올해 들어서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국제유가 얘기입니다. 최근에 살짝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었는데 기름값은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요?
[홍기빈]
쭉 올랐어요. 그러니까 최근에 조금 올랐는데 유가를 보통 나타내는 벤치마크가 세 가지가 있는데 크게 많이 얘기하는 게 서부텍사스에서 나오는 WTI라고 하는 게 있고 그다음에 북해에서 나오는 석유가 있어요. 그게 브렌트유라고 하는데 브렌트유 기준으로 봤을 적에 90달러가 넘었어요. 오늘 아침에 보니까 조금 떨어져서 89 정도로 내려간 상태인데 이게 올라간 가장 큰 이유로 많이 얘기하는 것은 지금 오펙플러스라고 하는 데서 유가를 조정을 하거든요. 제일 큰 국제기구인데 여기서 제일 큰 힘을 가진 데가 러시아하고 사우디예요.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도 러시아도 감산을 계속하겠다. 그러니까 공급량을 당분간 늘리지 않겠다고 발표를 한 겁니다. 사우디는 지금 네옴시티라고 해서 지금 큰 도시를 짓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자금이 필요하고 러시아는 지금 전쟁을 하고 있으니까 돈이 계속 필요하다라고 하는 게 표면적인 이유인데 어쨌든 이 감산 결정 때문에 이것 때문에 오르는 게 아니냐라고 하는 추측이 나오는 거죠. 감산 연장 결정 때문에요.
[앵커]
감산 연장 결정으로. 러시아와 사우디 모두 다 감산 결정을 했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에는 전쟁 때문에 영향을 많이 미쳤잖아요. 그런 전쟁의 영향도 계속해서 미치고 있다고 봐야 되는 거죠?
[홍기빈]
그럼요. 그게 밑에 쭉 깔려 있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일단 단기간에 급격하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두고 빅스파이크다라는 용어가 나왔어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홍기빈]
그러니까 유가라고 하는 것의 특징이 다른 경기지표라든가 경제지표는 다 가격 체계랑 연관돼 있기 때문에 하나만 움직이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유가는 어떠냐면 이것은 아까 말한 대로 생산자들이 공급량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서 확 바뀔 수도 있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다른 물건들은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잖아요. 석유는 반대예요. 석유는 왜냐하면 어차피 써야 되는 물건이고 꼭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사재기 심리라고 하죠, 일반적으로. 그게 급하게 발동을 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오르면 수요가 확 늘어서 더 크게 올라가는 특징이 있어요.
[앵커]
그러니까 더 오를 것 같으니까 더 오르기 전에 쟁여두자.
[홍기빈]
그렇죠. 사재기 심리가 나오는 거죠. 그래서 그걸 볼로타일하다고 그러는데, 가격이 안정되는 기미가 없고 어떤 촉발적인 요인이 있으면 굉장히 크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이게 빅 스파이크, 이렇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연말에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옵니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언제까지 오를까가 상당히 궁금한가 봐요. 연말까지 100달러가 가능합니까?
[홍기빈]
세상에 불가능은 없죠. 그런데 유가를 보시면서 관전포인트를 말씀드릴게요. 지금 두 가지 관측이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100달러를 넘을 것이다라고 하는, 이걸 비관론이라고 얘기하겠습니다. 그런데 다른 쪽 주장은 90달러 선에서 머물 것이다라고 하는 주장도 굉장히 강해요. 배경을 말씀드릴게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석유값이라고 하는 것은 생산자들이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굉장히 강하게 되기 때문에 이 생산자 쪽이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런어 웨이라고 해서 통제 불능으로 가격이 올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100달러가 넘는 시나리오는 그쪽을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국제정치도 불안하고 사우디나 러시아가 여러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런데 반대쪽이 있는데, 이건 굉장히 미묘한 얘기입니다. 보통 우리가 인플레이션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마는 인플레이션의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 혹시 아세요?
[앵커]
인플레이션의 좋은 점이 뭘까요?
[홍기빈]
참 황당하죠. 지금 기업들이 부채가 굉장히 많은데 여기서 만약에 물가까지 오르지 않으면 기업들의 이윤이 굉장히 악화가 되고 경제가 굉장히 위험해집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있기 때문에 명목수입이 올라가서 기업들이 위기를 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죽게 되면 이걸 다시 또 인플레이션이 필요로 해지고 이렇게 되는데,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게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선에서 유가가 움직이는 게 아니냐라는 추측들이 있어요. 그러면 이 추측들에서 보자면, 그래서 작년 말부터 그런 얘기 나왔는데 오른다고 하더라도 90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다. 90달러가 적응하는 최적선일 것이다라고 하는 예측이 낙관론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관측을 보니까 아까 말한 브렌트유가 90달러까지 갔다가 지금 89로 내려온 걸 보니까 지금 이 시점에서는 두 번째 낙관론에 조금 더 힘을 실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만약에 연말에 정말로 100달러를 넘는 일이 벌어진다면 통제 불능, 100달러에서 JP모건 같은 데서는 14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해요.
그러니까 90달러 선에서 안정을 유지하든가 아니면 100달러를 넘게 되면 통제 불능 사태로 가게 되든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통제 불능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히는 게 중국 경제인 것 같아요. 최근에 중국이 부동산 위기로 촉발된 경제 위기 상황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잖아요. 중국의 경기 상황에 따라서도 이게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겁니까?
[홍기빈]
그렇습니다. 중국이 처음에는 팬데믹이 끝났으니까 강력하게 성장 드라이브를 걸면서 석유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석유값이 오를 것이다라고 했는데 지금 중국 경제가 예측하고 다르게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으니까 이게 아까 말한 낙관론에 좀 더 힘을 싣는 게 돼요. 중국의 석유 수요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90달러 선에서 머물 것이다. 낙관론의 근거는 또 하나가 있는데 다른 산유국으로 베네수엘라하고 이란이 있는데요. 미국하고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지금 국제정치적인 이유로 제재 조치를 조금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라는 얘기인데 이란이라든가 베네수엘라 같은 데서 보답을 하고 이런 면이 있으니까 생산을 늘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유가가 아주 올라가는 것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나오겠죠. 그러니까 중국의 경기침체,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증산 가능성, 이런 것들이 낙관론의 근거가 됩니다.
[앵커]
국제유가 얘기가 나오면 저희가 주유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서요. 유가 오르면 휘발유 가격도 오르고. 최근에 보니까 종로, 서울 용산. 이런 서울의 중심지는 휘발유 가격이 벌써 리터당 2000원을 넘겼고 경유 값도 1600원, 거의 1700원을 향해서 가더라고요. 같이 오르는 거겠죠?
[홍기빈]
그렇죠. 당연히 오르죠. 저는 보통 유가를 어떻게 보냐면 제가 태어난 해가 있거든요. 말씀을 안 해 드리겠습니다마는 거기보다 올라가냐 내려가냐 이것으로 보는데, 지금 한참 젊어졌네요. 한참 위로 올라갔고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에요. 미국도 지금 휘발유 가격이 3.8달러가 넘었다고 그래요, 갤런당. 이건 2012년 이후에 제일 높은 숫자라고 하니까 높은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 같아요.
[앵커]
제가 태어난 해까지는 안 왔으면 좋겠는데 이것도 추측의 영역으로 넘기고. 유가가 천정부지로 솟으면 솟을수록 또 힘든 게 물가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연동이 돼 있으니까 물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텐데 미국의 금리 변동 가능성도 있다면서요?
[홍기빈]
그렇습니다. 지금 유가가 올라서 우리나라가 받게 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우선 첫 번째는 방금 말씀하신 대로 물가입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수입을 하고 있는 수입 물가에 큰 영향을 주고, 당연히 물가 전체가 오르게 되죠. 이것만 끝나는 게 아니고 국제수지에도 영향을 줘요. 수입품의 명목가격이 올라가게 되니까 당연히 국제수지도 안 좋아지고. 그다음에 미국이 지금 인플레를 유심히 보고 있으면서 미국 연준을 구성하고 있는 13명의 위원들이 지금 미국의 인플레가 다시 고개를 들 위험이 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원래는 이것을 정지 기조로 갈 가능성도 있었으나 금리인상을 다시 할 수 있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 우리나라 금리도 다시 올려야 되겠죠. 그다음에 많은 분들이 잊어버리고 있는 게 있는데 재정에도 영향을 줍니다. 우리나라 유류세 문제가 있죠. 석유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세금 감면이라든가 세금으로써 이걸 완화시켜주는 면이 있는데 이것이 고스란히 재정의 부담으로 돌아오거든요. 우리나라가 지금 세수 부족 때문에 고통이 심한데 이게 재정 문제로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 굉장히 취약한 나라죠, 유가 인상에 대해서요.
[앵커]
그렇군요. 곧 추석인데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추석 물가는 원래 들썩이기는 하니까 이게 좀 더해지면 아무래도 가을에는 너무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홍기빈]
걱정입니다.
[앵커]
추석 물가도 안정적으로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KDI가 9월 경제동향을 발표했는데 이 내용을 볼게요. 저희가 이거 몇 번 짚기는 했는데 영국 경제동향을 보면 우리 경제의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다, 이렇게 콕 짚었습니다. 저희가 늘 얘기했던 것은 정부가 예측하던 게 상저하고였잖아요. 그런데 이건 물 건너간 것 아니냐, 정부 인식이 안이했던 것 아니냐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홍기빈]
그렇습니다. 아시겠지만 상저하고라고 하는 것은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의 팬데믹 등 때문에 경제 상황이 안 좋다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다라고 하는 낙관론이 상저하고 얘기가 돼요. 그래서 KDI라든가 정부 부처에서도 계속 어떻게 얘기했냐면 지난 두 달 동안에 월간 동향을 얘기를 하면서 계속 경기선행지표가 좋아진다 좋아진다 그러면서 상저하고가 나타날 것이다라는 낙관론을 폈었는데 이번에 나온 얘기가 지금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죠. 그러니까 이게 논조가 바뀐 거예요.
그런데 사실 이게 예견된 사태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될 게 있습니다. 이런 예측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경기 예측이라고 하는 게 다 목표가 있어요. 부동산 업자들이 경기 예측을 할 때의 목표가 있고 주식시장에 있는 분들이 경기 예측을 할 때 목표가 있고 정부 정책 결정자들이 목표하는 게 다 다른데 상저하고의 얘기의 근원은 사실은 월스트리트 같은 데거든요. 그러니까 작년 말쯤 얘기가 나온 건데 작년 말에 인플레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된다 이럴 적에 월스트리트 같은 데서 낙관론이 많이 돌았었어요. 그런데 제가 작년 말에 이 자리에서 그 얘기를 했었는데 물가가 안정이 되는 것 같다라는 얘기를 섣불리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애초에 인플레가 시작이 된 것은 전쟁이라든가 유가인상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에 이것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니까 월스트리트에서 주식하는 분들은 그렇게 얘기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한 나라의 정책을 할 적에 상저하고다라고 하는 것을 미리 못 박아두고 정책 기조를 세운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있는 일이거든요. 지금 불확실성 기조로 갔다.
지금이라도 그런 일방적인 낙관론 같은 것은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된다는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경기 얘기할 때 저희가 부동산 얘기를 안 할 수는 없어서요. 이런 예측이 나왔습니다. 주택 공급 부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런데 이게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들이 있다는데 설명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홍기빈]
그렇죠. 그러니까 인허가를 내주는 숫자와 비율이 있고 실제로 시공사들이 착공에 들어가는 비율과 숫자가 있어요. 그런데 올해 상황이 인허가는 많이 내주려고 노력하는데 인허가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착공을 하려고 하는 시공사가 굉장히 적다. 아주 뚝 떨어져버렸다는 얘기예요. 사실 놀랄 일은 아닌 게 지금 시공사들이 착공에 들어가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뒤돌릴 수 없는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가는 거잖아요, 공사를 시작하니까. 그런데 지금 금리도 높고 원자재값도 높고 그다음에 분양시장의 전망은 굉장히 애매하고 그러니까 시공사들이 몸을 사리는 게 너무 당연한 거예요.
그런데 보통 주택시장에서의 공급이라고 하는 것은 시차가 한 3년, 5년 이렇게 난다고 하는데 인허가부터는 5년 후, 그다음에 착공 시작부터는 한 2~3년 후에 그 숫자의 결과가 부족이냐, 너무 과잉이냐로 나타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이게 부족하게 되면 한 3년, 5년 후에는 굉장히 공급이 부족하게 될 수 있으니까 그걸 내다본 투자자들이 지금 행동을 달리 하면서 또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이런 예측을 일각에서 하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리 있는 말씀이신 게 또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라는 얘기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게 되면 결국에는 심리를 자극시켜서, 불안심리를 자극시켜서 집값 상승을 들썩이게 하는 게 아니냐라는 지적에도 힘이 실릴 수밖에 없겠네요.
[홍기빈]
그렇죠.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되느냐? 지금 그러면 공급을 늘려야 된다라고 하는 게 아마 정부 입장인 것 같아요.
[앵커]
그래서 추석 전에 부동산 공급 대책을 정부도 발표하겠다고.
[홍기빈]
그렇습니다. 그래서 원희룡 장관이 지금 추석 직전에 할 수는 없으니까 그것보다 조금 직전에 얘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주요 원인을 갖다가 아무래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보는 것 같아요. 즉, 시공사들이 몸을 사리고 위축되어 있는 것은 지금 부동산 PF 문제가 워낙 자금이 잘 안 도니까 이 부분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금융이라든가 세제라든가 그리고 원희룡 장관 워딩을 보면 이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전방위적으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겠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거기에 금융도 들어가는 건데 다시 말해서 시공사 입장에서 보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자금 융통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뛰어들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금융의 흐름을 그쪽으로 만들어주겠다, 이런 얘기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비관론이랄까 걱정도 있는데 이게 결국은 우리나라 부동산 PF의 흐름을 계속 유지한다라는 게 금융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게 과연 만족스러운 일이냐? 이런 건전성 문제도 반성해봐야 될 일이 아니냐, 이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앵커]
마지막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사실 몇 년 사이에 집값이 너무 올랐다고 했다가 또 너무 침체됐다고 했다가 이게 사실 주거의 영역은 안정적이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너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국민의 입장에서 불안하기만 한데, 말씀하신 것처럼 착공을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뚝딱 집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러 해가 걸리는 일이잖아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어떤 식으로 대책을 마련하면 좋겠습니까?
[홍기빈]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게라고 하는 그런 말이 있는데 이게 좋을 때도 있는데 나쁠 때 딜레마 상황일 때도 있어요.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가 지금 어려운 이유가 한쪽에서 보면 지금 이게 주거이기 때문에 싸고 질 좋은 집을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국민들의 대다수의 이익이 되기도 하는데요. 한국 경제의 특징이 자본 축적하고 경제성장하고 그다음에 자산시장하고 부동산 가격이 다 연결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내려꽃히게 되면 금융 시스템도 위험해지고 여러 가지로 안 좋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집이 한 쪽으로 보면 우리가 소중하게 사용하는 내구재 소비재지만 다른 쪽으로 보면 자산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정부 입장이나 사회 입장에서 보면 한편으로는 집이 싸야 된다는 필요도 있는데 한쪽으로는 집값을 떠받쳐야 된다는 필요도 있어요. 이게 한국 경제가 처해 있는 딜레마 같은 건데 한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같은 아시아에서 급속하게 성장했던 나라들의 공통점이에요. 그러니까 여기서 어떨 때는 집값을 부양해야 된다라는 정책이 나오기도 하고 또 한쪽에서는 집값을 잡아야 된다라는 얘기도 나오니까 혼선을 중간에서 많이 겪거든요.
중장기적으로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철학적인 관점이 필요한데 집이 분명히 자산의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재의 측면도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어디에서 어디까지 자산으로 볼 것이고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내구 소비재로 볼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 명확한 철학하고 국민적 합의가 먼저 만들어져야 혼선이 없는 일관된 정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말씀드리면서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어야 되는 상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기빈]
그렇죠. 그런 게 있겠느냐,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가.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이런 말은 말이 안 되잖아요.
[앵커]
그러니까요. 그래서 철학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라는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여기까지 들을게요. 지금까지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과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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