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나홀로, 가끔은 함께… 모두가 소중한 시간이야[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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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의 끝이 오면 바닷가는 한결 한적해진다.
이 그림책의 제목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히 누리기에 좋은 때다.
표지의 구도를 보면 맷 마이어스의 '파도가 차르르'가 떠오르지만, 그 책의 여자 어린이처럼 강한 자아의 소유자는 아닌 것 같다.
내향적인 어린이에게 우정을 받아들일 용기를 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하는 법도 알려주는 슬기로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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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혼자가 좋아
에이미 헤스트 글·필립 C 스테드 그림│김선희 옮김│한빛에듀
긴 여름의 끝이 오면 바닷가는 한결 한적해진다. 언제 북적거렸냐는 듯이 모래밭이 텅 비고 파도와 갈매기만 오간다. 이 그림책의 제목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히 누리기에 좋은 때다.
주인공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어린이다. 표지의 구도를 보면 맷 마이어스의 ‘파도가 차르르’가 떠오르지만, 그 책의 여자 어린이처럼 강한 자아의 소유자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존 버닝햄의 ‘알도’나 남찬숙의 동화 ‘혼자 되었을 때 보이는 것’의 주인공에 가까운,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어린이다. 둥근 탁자 아래 코끼리 인형을 놓고 혼자 쿠키를 먹으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의 다른 마음 한 자락을 읽었는지 분홍 코끼리 인형은 진짜 코끼리가 되어 의자를 가지고 주인공 곁으로 온다. 쓸쓸했던 집은 어느새 푸른 풀밭이 된다. 코끼리와 쿠키를 나누어 먹는 건 또 그것대로 참 좋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탈 때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파란 조랑말 인형을 곁에 둔 채 책 속에 푹 파묻혀 있다. 어느새 파란 조랑말은 책 읽는 주인공을 태우고 들판을 달린다. 책도 좋지만 친구도 좋다.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는 주인공에게 점점 많은 친구가 찾아온다. 깊은 바다의 커다란 고래도 놀러 오고 자전거를 타는 곰도 온다. 바닷가에서는, 믿기지 않지만 악어도 만난다.
혼자 있는 것이 좋다고 꼬박꼬박 말하던 주인공은 어느새 친구에게 비밀 공간을 내어줄 줄도 아는 품이 넓은 사람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격이 변한 것은 아니다. 놀이도 즐겁지만 여전히 혼자 있는 시간도 사랑한다.
필립 스테드는 ‘고래가 보고 싶거든’과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등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그림책에서는 그가 그린 인물들이 카메오처럼 등장한다. 아모스 할아버지의 코끼리도, 고래도 이미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때의 친구들이다. 내향적인 어린이에게 우정을 받아들일 용기를 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하는 법도 알려주는 슬기로운 그림책이다. 40쪽, 1만6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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