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은 MZ도 와인 즐기고 공부하는 나라" 헬렌 맥카시 아콜레이드 와인메이커
"한국,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수요 높아"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 젊은층들이 와인을 즐기고, 와인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등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많이 놀랐습니다."
한국은 와인 소비 측면에서 아직은 신흥국이다. 하지만, 최근엔 내로라 하는 와인 선진국들의 한국 와인 시장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와인 시장이 고도화 한 프랑스, 영국 등 국가들과 달리 20~30대 젊은층들이 와인을 많이 마시고 즐기고 있어 와인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3위권의 호주 와인 명가 아콜레이드 와인그룹도 한국 와인 시장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아콜레이드 와인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와인 회사 중 하나로 전세계 140개국에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와인은 '하디스'로 올해로 170주년을 맞는다.
뉴시스는 6일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와인 수입사 아영FBC 초청으로 '하디스 와인 17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아콜레이드 와인그룹의 와인 양조 총괄 책임자 헬렌 맥카시를 만났다.
영국 출신의 헬렌 맥카시는 아콜레이드 와인그룹의 하디스 와인을 비롯한 프리미엄 와인 메이킹 총괄 책임자다. 아콜레이드 그룹 '최초의 여성 총괄 와인 메이커'기도 하다. 그는 이 같은 수식어에 대해 "포도밭과 셀러 입구부터 와인의 관리, 판매직에 이르기까지 와인 산업 내 모든 역할에서 여성이 깊게 관여하고 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와인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세계적 와인회사에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양조장을 두루 거치며 풍부한 와인 양조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호주는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미국에 이어 세계 5위 와인 생산국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프랑스나 이탈리아, 미국 와인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와인 산업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아 '프리미엄 와인'의 이미지가 약하다는 인식이 많다. 한국 와인 시장에서 호주 와인의 점유율은 물량 기준으로 7.9%, 금액 기준 5.9%로 칠레, 프랑스,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에 이어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헬렌 맥카시 와인 메이커는 "호주 와인은 가볍고 밝은, 마시기 편한 느낌을 주는 와인으로 가격 대비해 품질이 좋은 와인으로 한국 시장에 자리 잡았다"며 "2021년 팬데믹을 기점으로 한국 와인시장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점차 고급화 시키며 호주와인에도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프리미엄 와인 시장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와인 시장을 조사하면서 매우 흥미로웠던 점은 와인을 마시는 연령층이 젊고 와인에 대해 열정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50대 이상이 와인 시장을 이끌고 있는 프랑스나 영국 등과 달리 한국은 젊은층이 업계 전문가 그룹을 형성하고 있어 한국 와인시장의 미래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와인 소비의 상당수가 젊은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내에 MZ세대 등을 중심으로 와인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 지면서 와인 수입이 급격히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와인 소비 중 30대 여성이 20% 가량을 차지하는 등 가장 많다.
반면 와인 시장이 고도화한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은 경제력이 있는 50대 이상 남성들이 와인 시장을 이끌고 있다. 30대 이하 젊은층들은 와인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국내 와인 시장은 그동안의 저가의 보급형 제품 중심에서 최근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으로 수요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2ℓ 이하 와인 수입량은 2만6236t으로 전년동기대비 21.7% 줄었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액은 2억4188만 달러로 1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팬데믹에 와인시장이 큰 폭 성장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감소세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t당 수입액은 9200달러로 전년동기(8400달러)보다 늘었다. 그만큼 고급와인 수입이 늘었다는 얘기다.
한국에는 프랑스 등 이미 많은 프리미엄 와인이 수입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호주와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높은 가성비'를 꼽았다.
그는 "한국는 이미 많은 프리미엄 와인이 진출해 있고 호주와인은 한국에서 6위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선 점유율을 가진 국가의 와인들에 비해 당장의 선택지로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품질과 가격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호주와인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콜레이드 와인그룹의 대표 와인 '하디스'는 호주 최대 규모의 와인 생산자이면서 최초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1859년에는 와인 소비강국으로 알려진 영국에 처음 판매를 시작했다. 호주와인으로서는 최초의 영국 수출로 기록돼 있다. 하디스 스탬프 와인 시리즈는 아직도 영국 와인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중이다.
수상 또한 최초다. 1882년 보르도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골드 메달을 수상한 기록은 호주와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영국 저명 브랜드 가치 평가 기관인 인탠저블 비즈니스사에 의해 2007~2009년 연속 전세계 100대 와인 브랜드 중 2위에 선정되는 등 그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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