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안주하는 사이 빅테크가 주인공 돼"

변휘 기자 2023. 9. 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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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의 첫 대외행보 메시지는 '텔코(Telco, 통신사업자)의 반성'이었다.

그는 "텔코가 독점적 통신서비스로 이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대형 IT기업)는 메신저·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자율주행·인터넷금융 등 혁신서비스로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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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 'M360 APAC' 기조연설
'인프라 퍼스트' 벗어나 디지털 서비스 선제적 발굴 필요
"M&A는 전문영역 '고수' 기업과…조직개편은 신중히"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모바일 360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에 참석해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9.7/뉴스1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의 첫 대외행보 메시지는 '텔코(Telco, 통신사업자)의 반성'이었다. 그는 "텔코가 독점적 통신서비스로 이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대형 IT기업)는 메신저·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자율주행·인터넷금융 등 혁신서비스로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 대표는 "'인프라 퍼스트' 접근이 아니라 초기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디지털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고객경험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을 목표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7일 열린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M360은 유럽·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 대륙별 모바일산업 현안에 대한 의제를 정해 논의하는 글로벌 행사다. 국내 개최는 처음으로 KT가 호스트 스폰서를 맡았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연설로 글로벌 통신시장에 데뷔했다.

김 대표는 이날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사업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는 여전히 KT가 가야 할 방향"이라며 "KT의 IT(정보기술)역량을 높여 대한민국 1등 수준인 CT(통신기술)와 통합해 확실하게 수준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외부 M&A(인수·합병)전략에 대해선 "필요한 부분을 찾겠지만 마구잡이로 큰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전문영역에서 가장 잘하는 '고수'기업, 조직과 생태계에서 협력관계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잘 구축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조직·인사개편에 관해 "2년치 인사를 한꺼번에 해야 할 상황인 만큼 신중히 해야 한다. 또 여러 문제를 걷어내면서 마음을 합치는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며 "11~12월쯤 적정한 시점에 하겠다"고 말했다. 또 "'몇천 명 규모'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올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에는 "KT 내부선발에 우선 방점을 두되 외부의 훌륭한 사람을 데려올 수는 있겠지만 상식선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겉으로 보이는 매출 및 이익규모는 중요하지 않다"며 "주주에게 가장 기쁜 소식은 주가상승이고 미래의 성장성이 커야 주가가 높다"며 "성장잠재력과 그 기반을 축적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고배당'을 고집한 전임자의 기조와 선을 그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동석한 김영진 재무실장도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환원책은 사실상 지난해 말로 끝났다"며 "신임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짧은 시간에 성적을 잘 냈다고,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차곡차곡 근본적인 에너지를 쌓아 기반을 올리고 하루하루는 몰랐는데 1~2년 지나 '바른길을 왔구나'라고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그러면 주주들도 우리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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