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도서관 ·기념관 연합회, "민주주의 위기 경고" 대국민선언
미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의 민주화 투쟁도 돕도록 권고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의 대통령 기념관과 도서관 13개가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분열된 미국의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국민 모두가 미국 민주주의의 원칙과 초심으로 돌아가서 법률의 준수와 다양성에 대한 포용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7일(현지시간)성명을 발표했다.
허버트 후버 대통령에서부터 부시대통령, 오바마대통령에 이르는 13곳의 대통령 기념관들이 국민을 향해서 이런 합동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미국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성명은 또 미국민들은 원래 전세계 각지의 민주주의와 민주화 운동에 강력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왔으며 인권보호에도 앞장섰다면서, 그 같은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헌신은 결국 우리 미국의 안보와 번영과 직결된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미국 국내의 민주주의가 혼란과 무질서에 빠졌을 때에는 그런 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도 소멸하거나 훼손된다"고 성명서는 밝혔다.
대통령 기념센터와 도서관, 재단, 연구소 등이 합동으로 발표한 이번 성명서는 미국의 본연적인 공감능력과 관용, 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국민들이 민주주의 기구와 정부 기관을 존중하고 안전한 선거, 누구나 다 참가하는 민주적인 선거를 수호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민주주의 사회에서 "논쟁과 이견의 발표"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공중석상에서 거친 대화나 비난 욕설이 난무하고 공직자나 그 가족들이 살해 위협을 당하는 정도에 이르는 것은 큰 문제라고 성명은 지적했다.
"선거의 해나 보통 때나, 정치적 대화에서 존중과 예의는 필수적인 태도"라고 이 성명서는 강조했다.
아직 생존해 있는 모든 전직 대통령들 역시 현재 미국의 상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론 조사결과 아직까지도 공화당원들의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선거 승리 주장과 표를 도둑맞았다는 거짓말을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법원에서 4건의 기소가 확정된 후에도 여전히 2020년 선거의 승리를 주장하면서 법무부의 검찰관과 재판장들을 맹렬히 비난하는 등 대선불복 주장을 유지하며 차기 대선에 출마까지 한 상황이다.
존슨 대통령( LBJ)도서관 재단의 마크 업디그러브 CEO 관장은 "지금 현재 미국의 민주주의의 상태는 지극히 우려스러운 상태"라고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LBJ대통령 도서관에서 밝혔다. "1월6일의 의사당 폭동이야 말로 우리가 얼마나 위기에 처해있는지를 잘 말해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존슨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억압하거나 회피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단속하는 "유권자투표권 보호법"을 제정한 것을 평생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이번 대통령 기념관들의 초당적 성명서 발표에는 후버 대통령 재단, 루스벨트연구소, 트루먼 도서관 연구소, 존 F. 케네디 도서관재단, LBJ재단, 리처드 닉슨 재단, 제럴드 포드 대통령재단, 카터 센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재단 및 연구소, 조지&바버라 부시재단, 클린턴 재단, 조지 W.부시 대통령센터, 오바마 재단 등이 참가했다.
이들 대통령관련 재단과 기념 도서관들은 1955년 아이젠하워 재단이 발족하면서 마련된 대통령도서관법에 의거해 설립된 기념관과 재단들이다.
아이젠하워 재단만은 이번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그 대신 AP통신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렇게 해명했다.
"아이젠하워재단은 이번 성명서에 대한 서명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역사상 대통령 기념관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서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초유의 사건이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대한 충분한 토의를 거치지 않았고 서명에 참가해 달라는 초대를 받았을 뿐이어서 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재단측은 밝혔다.
이번 서명과 성명서 발표를 주도한 조지 부시 연구소의 데이비드 크레이머 사무국장은 부시 대통령도 이 성명서를 직접 보고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성명서는 미국민들에게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며 당연시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 줌으로써 요즘처럼 민주주의가 양극화와 무질서 속에 놓인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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