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정치인 정신감정?…미국민 76%가 "필요하다"고 찬성했다

김예슬 기자 2023. 9. 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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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나이, 일하는 데 심각한 제한"
76% "대통령직에 나이 상한선 필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트남 전 참전 래리 테일러 예비역 대위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기 전에 연설을 하고 있다. 2023.9.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은 여전히 나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권자들은 바이든뿐만 아니라 고령 정치인 전반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유권자 1329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직에 나이 상한선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76%에 달했다. '아니다'는 14%, '모르겠다'는 11%에 그쳤다.

정치 성향에 따라 응답률이 조금씩 차이 나기는 했지만, 유권자들은 대체로 나이 상항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뽑은 응답자의 경우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72%,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은 응답자의 경우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77%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70%, 공화당 지지자는 79%가 나이 상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응답자들은 대통령직뿐만 아니라 상·하원의원에도 나이 상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상원의원에 나이 상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3%, 하원의원의 경우 72%로 나타났다.

특히 공화당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75세 이상 정치인에 대해 의무적인 정신감정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헤일리 전 대사의 주장을 '매우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2%, '다소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4%로, 76%가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응답자의 8%는 '다소 반대한다', 5%는 '매우 반대한다'고 답했다.

나이는 80세의 바이든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다가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그가 재선할 경우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일하는 데 심각하게 제한을 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7%였다. '다소 영향을 줄 것'(23%)이라고 답한 응답자까지 합치면 무려 80%의 응답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에 우려를 표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현지시간)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하기 위해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3.8.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같은 질문을 던지자 '일하는 데 심각하게 제한을 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0%에 불과했다. '다소 영향을 줄 것'(33%)이라고 답한 응답자를 합해도 63%로 바이든 대통령에 크게 못 미쳤다.

이 외에도 응답자 대부분은 '고령 정치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령 정치인이 지혜를 활용해 더 일을 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2%에 그쳤다. 반면 '고령 정치인은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2%로 나타났다. '나이는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3%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응답자의 47%가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그의 최대 약점으로 꼽고 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약 86%가 대통령 직무 제한 연령이 75세 이하여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81세의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州) 코빙턴에서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재선에 도전할 것인지 묻는 말에 30초 가까이 얼어붙었다. 23.08.3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고령 정치'는 이번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미국 정치계를 덮치고 있다. 81세의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30초가량 얼어붙은 모습을 보이며 고령 정치인에 대한 건강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매코널 의원은 올해 초부터 건강 문제에 시달려 왔다. 지난 3월에도 한 호텔 앞에서 넘어진 뒤 뇌진탕과 갈비뼈 골절로 치료를 받았고, 7월에는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30초 동안 말을 멈췄다. 당시에도 매코널 의원 측에서는 현기증 때문에 얼어붙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건강 문제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겪고 있다. 90세의 민주당 상원의원 다이앤 파인스타인은 지난 9일 자택에서 경미한 추락 사고로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그는 대상포진으로 4~5월 한 달 동안 활동을 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앓았다. 파인스타인은 연방 판사의 대통령 임명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원 법사위원회의 일원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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