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무승' 클린스만 "축구 색깔?…지금은 세대교체 과정"
"지금은 11월에 시작하는 월드컵 예선과 내년 초 예정된 아시안컵에 대비해 선수들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추구하는 '축구 색깔'을 묻자 "아시안컵 준비 과정"이라는, 축구 팬들의 기대와는 다소 동떨어진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9월 A매치 첫 경기에서 '유효 슈팅 1개'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기고 0-0으로 비겼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우리나라(28위)보다 낮은 웨일스(35위)를 상대로 클린스만호는 슈팅 수에서 4-10으로 밀리고, 유효 슈팅에서도 1-4에 그치는 등 참담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김승규(알샤바브)의 선방과 웨일스의 '골대 불운' 덕분에 무실점한 게 그나마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클린스만호는 웨일스의 두꺼운 수비와 전방 압박에 곤혹스러워하며 빌드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과 중앙 미드필더의 킬러 패스가 실종되면서 '무엇을 위한 축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나오게 했습니다.
출범 이후 5경기 동안 무승(3무 2패)에 그친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11월에 시작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예선과 내년 초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비해서 선수들을 점검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특히 '축구 색깔'을 묻자 "경기를 통해서 선수들의 능력과 역량을 확인하고 관찰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중요하다"라며 "세대교체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코칭스태프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입니다.
Q. 경기 소감은?
상당히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양 팀 모두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고, 골 찬스도 많이 만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등한 경기였습니다.
웨일스가 5백으로 나와서 무너뜨리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웨일스가 수비를 잘했습니다. 우리도 웨일스와 비슷한 팀을 상대로 어떻게 준비하고 풀어나가야 하는지 볼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Q. 웨일스전에서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었나?
일단 계속 지속적인 대표팀의 성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셨다시피 어린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는데, 성장 과정을 지켜봐야 합니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 출전을 통해 경기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앞으로 아시안컵까지 가는 여정에서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같은 리더급 선배들과 함께 어린 선수들이 어떻게 팀을 이뤄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3월 A매치와 비교할 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많은 어린 선수가 합류했는데, 이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합니다.
Q.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이강인은 재능 있고 창의적인 데다 그라운드에서 놀라움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오늘처럼 상대가 5백으로 나와서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기 어려울 때 이강인과 같은 창의적 선수가 필요하지만,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직접 셀틱(스코틀랜드)에서 경기력을 확인한 양현준도 막판에 잘해줬습니다.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는지 지켜보는 게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공격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웨일스의 5백 라인을 무너뜨리기 상당히 어려웠고, 공격 전개에서 상대 진영으로 깊숙하게 침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선수들의 합류로 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Q.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했나?
손흥민은 항상 상대가 2∼3명의 전담 마크맨을 두고 따라다녀서 어떤 포지션에서 뛰든 항상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늘도 중앙에서 시작했지만 스스로 공간을 창출하려고 시도를 많이 했고, 많이 내려와서 골을 받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공간을 만들어 가며 슈팅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런 게 손흥민의 위상입니다. 분명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오늘 손흥민의 활약에 만족합니다.
Q. 빌드업 때 횡패스와 백패스가 이어졌습니다. 어떤 해법을 제시하나?
당연히 전진 패스가 많았다면 좋았겠지만, 상대가 수비를 촘촘하게 세우면서 공간이 없었습니다. 공간이 있어야 전진패스가 나오고, 공격적으로 경기 운영할 수 있습니다. 결국 패스 길목을 찾기 위해 볼을 많이 돌렸습니다.
상대의 경기 운영에 따라 우리의 경기 운영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격적인 전진 패스를 많이 하면 좋겠지만, 오늘은 상대 경기 운영이 그런 부분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Q. 클린스만호의 색깔은 무엇인가?
지금은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1월에 시작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과 내년 초 열리는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비해서 선수들을 점검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오늘까지 5경기를 통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관찰했습니다. 대표팀은 월드컵 사이에 많은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지금 세대교체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선수들을 최종 명단에 포함할지에 대한 고민을 저와 코칭스태프들이 계속하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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