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된 얘기 아니다" 또 농구 국가대표 지원 문제, 항저우 대회 앞두고도 논란[AG이슈]

김가을 2023. 9. 8. 07: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2년 된 얘기는 아니지 않나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농구 대표팀의 바쁜 발걸음과 달리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메이저 대회 때마다 반복되는 해묵은 논쟁, 대한민국농구협회의 지원 문제 때문이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추일승호'는 당초 8월 12일부터 시리아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2024년 파리올림픽 사전 예선 시리아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리아가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돼있는 상황 탓에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사실 한국도 예선 후보 개최지 중 하나였다. 결과적으로 개최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예선도 개최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한탄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추일승호'의 계획이 틀어졌다. 상무, 서울 SK,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과 급히 연습 경기를 치렀다. 완벽한 스파링 파트너는 아니란 평가다. 각 팀 핵심 선수 대부분이 대표팀에 합류한 상황인 탓이다. 선수단 내부에선 일본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은 뉴질랜드, 앙골라, 프랑스, 슬로베니아 등과 연습 경기를 치렀다. 물론 2023년 FIBA 월드컵 개최국인 일본과 동일하게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수단 입장에선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추일승호'는 플랜B를 위해 다급히 움직였다. 추 감독이 인맥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선수들은 5일 일본 센다이로 출국해 후쿠시마, 센다이, 아키타 등을 돌면서 네 차례 연습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마저도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선수단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습경기는 '추일승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자농구대표팀, 3대3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특히 3대3 대표팀은 연달아 연습 경기가 취소되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의고사 한 번 치르지 못하고 실전에 나서는 셈이다.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은 소프트웨어만 낡은 것이 아니다. 하드웨어도 형편없다. 선수들이 훈련 중인 진천선수촌에는 농구 코트가 하나밖에 없다. 남녀 5대5, 3대3 대표팀이 나눠 쓰고 있다. 주로 남녀 5대5 대표팀이 쓴다. 남자 대표팀이 코트 훈련을 할 때, 여자 대표팀이 코트 밖에서 몸을 푼다. 3대3 대표팀은 최근 대한체육회가 만든 실외 코트에서 훈련한다. 단, 상황에 따라 네 팀이 내부 코트 사용 시간을 조정해야 할 때가 있다. 현장에서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각 대표팀은 코트를 찾아 촌외 훈련에 나서고 있다. 3대3 남자대표팀은 주말마다 경기 용인에 있는 부산 KCC 구장을 빌려서 훈련하고 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남자대표팀이 복귀하면 용인의 삼성 트레이닝센터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대표 선수들이 곧 프로에서 뛰는 우리 선수들이다. 필요하다고 하면 어떻게든 도와줘야 한다. 5대5 대표팀도 어려운데 3대3 대표팀은 오죽하겠나"라고 했다.

사진제공=WKBL

대표팀 지원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 재정이다. 농구협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재정 문제 탓에 흔들리고 있다. KBL과 WKBL은 상황에 따라 농구협회를 지원한다. 그러나 늘 부족하다는 말만 나온다. 농구협회가 자체적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힘이 부족하다.

농구계에선 농구협회의 행보에 답답함을 드러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A매치, 마케팅 등 각종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KBL 혹은 WKBL과 협력해서 수익 창출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 한-일 친선경기에서 봤듯이 A대표팀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태극마크에 대한 보상이 낮다. 대표팀 지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농구협회는 손을 놓고 있다. 필리핀은 대학팀도 기업의 후원을 받아서 유럽으로 전지 훈련을 간다"고 했다. 한 구단 관계자도 "한국 농구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지 오래다. 월드컵도, 올림픽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농구협회의 기본 예산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수입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도도 많지 않고, 끌고 가는 힘도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현재 소집한 대표팀만 5개다. 농구협회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업을 해야 한다. 아마추어 대회도 유치하고, 뛰어다니며 영업도 하고 있다. 베스트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본과 비교하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한 선수는 "아시안게임이란 큰 무대를 나가게 돼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더'는 어렵다"고 말했다.

'추일승호'는 일본 전지훈련을 마친 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23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으로 향한다. 일본, 인도네시아, 카타르와 조별리그에서 격돌한다. 여자대표팀은 24일 항저우로 떠난다. 북한, 대만, 태국과 같은 조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