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금융 뛰어든 케이뱅크, 경쟁력은?
DSR규제는 부담 요인…2금융권 대비 경쟁력 관심
카드·캐피털사들이 저금리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오토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뱅크가 자동차 할부 대환대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2금융권보다 낮은 4%대 금리로 2금융권에서 받은 자동차 대출을 대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신용대출에 집중돼 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은행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오토론이 포함되며 취급액이 1년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케이뱅크의 대환 대출도 카드와 캐피탈사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금융권 대비 금리는 낮아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2금융권에서 받은 자동차 대출을 대환하는 '자동차 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지난 4일 출시했다. 이번 상품은 100% 비대면으로 카드사와 캐피탈사에서 신차, 중고차 등 자동차 구매를 위해 받은 대출 전액을 케이뱅크로 갈아탈 수 있다.
케이뱅크는 금리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케이뱅크가 최근 내놓은 자동차 대환 대출금리는 연 4.76~9.75%로 6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신차 기준 금리인 5.2~9.2%(현대 그랜저·현금구매 비율 20%·36개월)보다 최저 금리가 약 0.5%포인트가량 낮다.
만일 차주가 카드사에서 최저금리인 5.2%로(차량가액 5000만원·현금구매 비율 20%·36개월) 차량을 구매했다고 가정한다면 금융사에 지급하는 총이자는 328만7516원이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최저 금리로 대환할 경우 지급이자는 총 300만3096원으로 28만원 가량 줄어든다.
DSR 규제는 걸림돌
케이뱅크는 한도 또한 다른 시중은행 대비 높다. 케이뱅크는 자체 신용보증을 통해 신차 대출 한도 8000만원, 중고차 대출 한도를 5000만원까지 늘렸다.
시중은행과 캐피탈사의 경우 오토론이 대출로 잡히기 때문에 할부금융으로 잡히는 카드사와 달리 지난 2018년 10월부터 DSR 산정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신차 구입시 시중은행의 오토론 대출 한도는 현행 최대 1억원에서 6000만원(최고 신용등급 기준)으로 줄어들었다.
똑같이 1억원까지 가능했던 중고차 대출 한도는 4000만원으로 축소됐다. 이는 지난 2019년 국내 보증보험사중 유일하게 오토론을 보증하는 서울보증보험(SGI)이 최근 은행 오토론 보증금 한도를 낮췄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8월말 기준 오토론 잔액은 3조4354억원으로 1년 8개월 전인 2021년말 5조380억원과 비교해 31.81% 급감했다.
하지만 2금융권과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오토론과 비슷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은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도 또한 카드사는 1억원이며 대출 이력도 남지 않는다. 일부 자동차 회사의 전속금융사도 특정 차종에 대해 무이자 할부 또는 0%대 금리 혜택을 주는 행사를 하는 등 초저금리 혜택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매년 몸집이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잔액은 지난 2017년 27조265억원에서 지난해말 40조7208억원으로 50.67% 증가했다.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건수 또한 지난 2017년 199억7000건에서 245억3000건으로 22.83% 늘어났다. 잔액이 꾸준히 감소하는 시중은행의 오토론과 달리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매달 신규취급액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할부금융을 취급하지 않는 현대카드와 비씨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카드사와 3개 캐피탈사(롯데·하나·현대캐피탈)가 1~3월 3개월간 신규 취급한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지난해 2275억원에서 올해 2993억원으로 1년새 7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따라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의 자동차할부 대환대출를 두고 카드·캐피탈사 사이에서 경쟁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은행과 카드·캐피탈사 차이에 금리차도 없고 DSR 규제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신용점수 개선 효과 외에는 메리트가 없다"며 "이미 기존 은행들에도 대환대출 상품이 있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피탈사나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프로모션 혜택이 적용되면 금리 또한 케이뱅크가 제공하는 4%대보다 낮아져 소비자들이 크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케이뱅크 관계자는 "프로모션의 경우 구매할 때 적용되는데, 해당 프로모션을 받지 못한 고객들은 대환할 경우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그외에도 1금융권 대출이기 때문에 신용점수 개선과 동시에 원리금 상환액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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