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것만 럭셔리?” 최고급 ‘끝판왕’ 조선 팰리스, 다른 호텔과 다른 점 [언박싱]

2023. 9. 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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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베그만 ‘럭셔리 컬렉션 호텔’ 부사장 인터뷰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더 리버티, 럭셔리 컬렉션 호텔, 보스턴(The Liberty, a Luxury Collection Hotel). 보스턴의 ‘흉물’로 여겨졌던 찰스 스트리트 교도소를 리노베이션해 개관한 것이 특징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불과 3년 전만 해도 럭셔리 호텔은 베일에 가려진 공간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마의 장벽’으로 여겨진 국내 호텔 객실가 1박 40만원 법칙이 깨졌다. 오롯이 호텔만을 즐기려는 ‘호캉스족(族)’이 부쩍 늘면서다. 엔데믹 이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했는데, 보복 심리가 작용하면서, 고급 숙박만이 아닌 호텔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려는 고객도 덩달아 늘었다. 한 마디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럭셔리 호텔의 소비층이 두터워졌다는 의미다.

자연스럽게 럭셔리가 의미하는 범위도 넓어졌다. 소수의 특권층만 누리는 럭셔리 호텔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서 만난 럭셔리 컬렉션 호텔의 필립 베그만 부사장은 “럭셔리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건 개인적인 것(Personal thing)”이라고 말했다.

‘1박 40만원’ 객실가 가격 깨져…두터워진 국내 최고급 호텔 고객층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선 팰리스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Josun Palace, a Luxury Collection Hotel, Seoul Gangnam). 2021년 문을 연 국내 유일한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Josun Palace, a Luxury Collection Hotel, Seoul Gangnam). 2021년 문을 연 국내 유일한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이어 “고전적인 의미에서,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있고,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캐비아를 먹는 것만이 럭셔리가 아니다”며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비자는 점점 더 젊어지고 있고, 이들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치품 구입보다 진정한 경험을 하는데 돈을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럭셔리는 저마다 다른 의미로 존재하는, 독립적인 가치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상업 서비스의 ‘정점’에 있는 럭셔리 호텔의 전략은 어떻게 변주되고 있을까. 국내에서 ‘끝판왕’으로 꼽히는 럭셔리 호텔이 조선 팰리스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산하 브랜드인 럭셔리 컬렉션 호텔로, 신세계그룹 계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럭셔리 컬렉션 호텔과 브랜드 제휴를 맺고 2021년 문을 열었다. 럭셔리 컬렉션 호텔의 글로벌 브랜드 리더이기도 한 베그만 부사장과 1시간 동안 인터뷰를 가졌다. 그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 팰리스, 국내 유일 럭셔리 컬렉션 호텔…“디자인·콘셉트 다 달라”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조선 팰리스,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럭셔리 컬렉션 호텔의 필립 베그만 부사장 겸 글로벌 브랜드 리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럭셔리 컬렉션 호텔은 고객의 경험을 정확하게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 한 도시의 호텔에서 머문 뒤에, 다른 도시의 호텔에 머물렀는데, 만약 두 호텔에서 보게 되는 풍경이 비슷하다면요. 그것은 끔찍한 경험이 될 겁니다. 두 도시를 혼동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베그만 부사장의 설명에서 느껴지듯,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특별한 이유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전 세계 35개국에서 118곳이 운영되고 있는 럭셔리 호텔의 디자인과 콘셉트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는 저마다 다른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이는 엄격하고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대부분의 럭셔리 호텔과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클럽 라운지 등 유연하게 운영”…각 도시 역사에 맞게 호텔 꾸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더 자파, 럭셔리 컬렉션 호텔, 텔아비브(The Jaffa, a Luxury Collection Hotel, Tel Aviv)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일본 나라에 위치한 시스이, 럭셔리 컬렉션 호텔, 나라(Shisui, a Luxury Collection Hotel, Nara). 254개 객실을 가진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과 달리 이곳은 객실 43개·빌라11채로 작은 규모의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예를 들면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럭셔리 컬렉션 호텔인 더 리버티, 럭셔리 컬렉션 호텔, 보스턴은 1851년에 완공된 찰스 스트리트 교도소가 리노베이션돼 만들어졌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럭셔리 컬렉션 호텔인 더 자파, 럭셔리 컬렉션 호텔, 텔아비브는 19세기에만 해도 수녀원이었다. 지난달 말 일본 나라에 문을 연 럭셔리 컬렉션 호텔인 시스이, 럭셔리 컬렉션 호텔, 나라는 1922년 나라 총독의 거주지였다.

베그만 부사장은 “럭셔리 컬렉션 호텔은 상당히 유연하다”라며 “클럽 라운지, 키즈 클럽 등 특정 공간을 반드시 호텔 내에 만들어야 한다는 강요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건축, 디자인, 식음료(F&B), 웰니스 등에 대한 기준은 매우 높지만, 그 밖의 것들은 각 도시의 역사와 대표적인 지역 문화에 따라 다르게 프로그래밍된다는 뜻이다. 이는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더욱 강력한 컨시어지 서비스에 특히 공을 들이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보스턴 ‘더 리버티’·텔아비브 ‘더 자파’, 각각 교도소·수녀원 개조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더 리버티, 럭셔리 컬렉션 호텔, 보스턴(The Liberty, a Luxury Collection Hotel, Boston). 보스턴의 ‘흉물’로 여겨진 찰스 스트리트 교도소를 리노베이션해 개관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그는 “전 세계적인 최고급 호텔로 포시즌스 호텔·리츠칼튼 호텔이 꼽히는데,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럭셔리 호텔은 영국 런던의 클라리지 호텔, 일본 도쿄의 뉴오타니 호텔 등이라고 본다”라며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강력한 ‘원 브랜드(One Brand)’ 호텔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개 매우 비싼 것만을 럭셔리라고 생각하는데, 럭셔리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라며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럭셔리를 추구하는 고객을 ‘여행을 잘 하는 사람(Well-traveled person)’으로 정의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1906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설립된 럭셔리 컬렉션 호텔은 2016년 9월부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브랜드로 인수됐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회원 수만 1억8300만명으로, 이를 시너지로 럭셔리 컬렉션 호텔은 성장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럭셔리 컬렉션 호텔은 향후 5년간 25개 이상의 호텔을 개관할 예정이다. 베그만 부사장은 “유럽과 중동을 넘어선,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과 북미에서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며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서 경험은 각각 매우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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