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사 ‘노다지’ 된 이 나라…“2억 인구에 절반이 과체중”
권역 성장률 12.6%…북미의 3배
만성질환자 비율 높고·인구 많아
K제약사, 브라질 공략에 공들여
중남미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손꼽히는 신흥 유망 시장이다. 낮은 의약품 자급률, 많은 인구, 높은 성인병 비율 등으로 인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중남미 의약품 시장 규모는 760억달러(약 10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중요성은 돋보이는 성장세로 증명되고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글로벌 의약품 시장 성장 전망에 따르면 중남미와 인도는 각각 12.6%, 10.9%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북미(4.2%), 오세아니아(2.8%)보다 성장세가 3~5배에 달한다.
많은 인구로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자체 생산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브라질 제약기업이 사용하는 의약품 원자재의 5%만이 브라질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95%는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높은 만성질환자 비율도 중남미 의약품 시장 성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인의 7.4%는 당뇨병, 24.5%는 고혈압, 20.3%는 비만이며 인구의 55.4%는 과체중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는 미국에 이어 비만율 세계 2위다.
국내 기업들은 현지 기업과의 제휴, 현지 법인 설립 등의 방식을 활용해 중남미 시장에 진출 중이다. 특히 중남미 제약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 브라질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셀트리온은 이후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허쥬마’, ‘램시마SC’ 등의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램시마는 브라질에서 2년 연속 연방정부 입찰에 성공하는 등 2022년 기준 8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방 1위를 지속하고 있으며, ‘트룩시마’ 또한 공격적인 입찰 전략으로 70% 이상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달성한 바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브라질 정부의 의약품 입찰 및 민간 시장에 혈액제제를 공급해 온 GC녹십자는 지난 6월 브라질 현지 파트너사인 ‘블라우’와 자사의 면역글로블린 혈액제제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9048만달러 규모의 물량을 2028년 6월까지 총 5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을 선보인 HK이노엔과 대웅제약도 중남미 확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7월 페루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HK이노엔은 앞서 지난 5월 멕시코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앞서 HK이노엔은 2017년에는 중남미 제약사 ‘라보라토리어스 카르놋’과 중남미 18개국을 대상으로 케이캡정 완제품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브라질의 유로파마와 케이캡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대웅제약도 에콰도르와 칠레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의 허가를 받았다. 현재는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에 품목허가를 위한 NDA(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와 함께 중남미 지역 통합 의약청이 설립된다는 소식도 제약바이오업계가 해당 지역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멕시코, 콜롬비아, 쿠바 등 중남미 국가들이 지난 4월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의약품청(AMLAC)’ 신설에 동의한 가운데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해당 기관이 신설되면 유럽연합(EU)의 의약품 평가 및 감독을 총괄하는 EMA처럼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전반에 대한 규제가 일원화된다. AMLAC의 설립이 중남미 의약품 허가의 편의성이 높아져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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