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국 눈치만 보는 WBSC, 세계대회 주관 자격 있는가?

김현희 2023. 9.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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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MHN스포츠에서는 청소년 야구 대표팀의 타이완전 완패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당시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팀 의견을 바탕으로 화면에서 보여진 대표팀의 모습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한 바 있다.

결국 대표팀은 다 잡을 수 있던 경기를 놓치면서 동메달로 대회를 마감한 바 있다.

이것이 세계 대회를 주관하고, 야구와 소프트볼을 전 세계에 알리고 보급하겠다는 WBSC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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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도 타국의 애로사항 눈 감은 채 본인들 우승에만 집착
이러한 악천후를 예측하지 못했던 WBSC는 선수 보호는 뒷전으로 하고 있다. 사진=WBSC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3일, MHN스포츠에서는 청소년 야구 대표팀의 타이완전 완패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당시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팀 의견을 바탕으로 화면에서 보여진 대표팀의 모습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한 바 있다. 그래서 잘못하다가는 고교야구의 위기도 다가올 수 있음을 아울러 지적했다. 때마침 같은 날 열린 봉황대기에서는 양 팀 합쳐 20개가 넘는 사사구가 쏟아져 나오면서 경기력 자체에 대한 질적인(Quality) 문제도 아울러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견해에 오류가 있었음을 뒤늦게 발견할 수 있었다. 당초 우승을 목표로 했던 대표팀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주최국 타이완의 끝 모를 배짱, 그리고 이에 끌려 다니는 WBSC의 완벽한(?) 운영 미숙에 있었다.

정상적인 경기와 정상적인 판정,
그리고 정상적인 일정만 잡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WBSC의 대회 준비 미숙이 드러난 것은 2년 연속 타이완의 여름 악천후를 대비하지 못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었다. 이미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U-23 대회도 타이베이 시티의 폭우로 전체적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그 사실을 잘 알았다면, 프로야구단이 존재하는 타이완에서 우천에 대비한 대체 장소와 대체 구장을 준비했어야 했으며, 그것이 불가능했다면 날씨 예보를 참조하여 예비일이라도 2~3일 잡아놨어야 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장마철이나 태풍이 상륙하는 날에 대회를 하면 충분한 예비일을 확보하여 대회를 진행한다. 2018년 미야자키 대회가 그러했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는 예보를 접하고도 WBSC는 별다른 조치 없이 대회를 강행했다. 얼마나 대회 본부가 안이하게 대처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타이완 일정은 철저하게 준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더블해더를 치르건 말건, 그저 남 일 구경하듯 지켜보기만 하는 데 충실했다.

여기에 타이완 대회가 열릴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 오는 것이 '심판의 오심'과 관련된 사항이다. 이미 대표팀은 지난 2016년 타이완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에서 타이완과의 연장 승부에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하나를 1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하는 황당 오심을 범하면서 '승부조작'에 준하는 결과를 낸 바 있다. 더 황당한 것은 오심을 한 당사자가 다음 날 그 오심을 순순히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대표팀은 다 잡을 수 있던 경기를 놓치면서 동메달로 대회를 마감한 바 있다. 그런데, 그렇게 결승에 오른 타이완도 결국은 안방에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독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배정되는 심판 하나가 '장난'을 치는 듯한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전만 해도 "냉정하게 보면, 6-1 스코어가 날 만 한 상황은 아니었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멕시코전 역시 박빙으로 갈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경기 내내 판정에 울다가 결국 조현민(충암고)의 '개구리 스퀴즈번트'로 짜내기 승리를 차지했다는 뒷이야기도 들려왔다. 일본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판정 시비가 유독 타이완에서 자주 일어난다는 점에는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

더 어이 없는 것은 타이중 시티와 함께 대회를 치르고 있는 타이베이에서도 정작 대회를 치르는 야구장은 티엔무 스타디움 하나 뿐이라는 점이다. 만약에 타이베이마저 우천이 이어졌다면, 최악의 경우 '추첨'으로 우승을 가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이것이 세계 대회를 주관하고, 야구와 소프트볼을 전 세계에 알리고 보급하겠다는 WBSC의 현주소다. 두 종목을 합쳐 WBSC가 출범한지 오래 되었는데도 여전히 허술한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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