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 실종→선수 능력만 의존…‘5경기 무승’ 실속도 없는 클린스만호, 4득점 6실점 ‘총체적 난국’

박건도 기자 2023. 9. 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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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 한국-웨일스 친선경기. ⓒ연합뉴스/REUTERS

[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지난 클린스만호 경기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했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이 빠지니 더 답답했다. 체계 없는 경기 내용으로는 실속도 챙기기 역부족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5경기째 무승이다. 지난 3월 출항한 클린스만호는 3무 2패에 그치고 있다. 4득점 6실점. 수치로 봐도 공격과 수비 모두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내용은 더 답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이강인을 제외하고 최정예 멤버를 모두 가동했다. 웨일스전에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꺼냈다. 조규성(미트윌란)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투톱을 맡았다. 홍현석(KAA 헨트)과 이재성(마인츠05)이 좌우 날개에 포진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박용우(알 아인)와 황인범(즈베즈다)이 책임졌다. 이기제(수원 삼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가 포백에 서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 샤바브)가 꼈다.

의미 없는 볼 점유만 계속됐다. 한국은 내려앉은 웨일스를 공략하려 했지만, 무딘 패스와 잦은 실수로 공을 잃기 일쑤였다. 프리롤을 맡은 손흥민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풀어보려 애썼다. 하지만 웨일스의 좁은 공간을 홀로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이기제와 홍현석 등이 뒷공간으로 종종 뛰어들어가 봤지만, 웨일스의 수비는 후방 지역에서 여유롭게 수비를 이어나갔다.

▲ 이강인은 부상으로 9월 A매치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곽혜미 기자
▲ 한국-웨일스 친선경기. ⓒ연합뉴스/REUTERS
▲ 한국-웨일스 친선경기. ⓒ연합뉴스/REUTERS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39분이 돼서야 첫 슈팅이 나왔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밖에서 감아찬 것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날 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유효 슈팅이었다.

오히려 종종 역습을 펼친 웨일스가 위협적이었다. 전반 중반에는 해리 윌슨(풀럼)이 브로드헤드의 패스를 받아 한국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김승규가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을 가까스로 쳐내며 위기를 넘겼다. 실점과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부터 교체 카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황의조(노리치 시티)와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된 이순민(광주FC) 등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의도와 달리 한국은 되려 웨일스에 기회를 내주기 일쑤였다. 선수 구성은 바뀌었지만, 답답한 볼 흐름은 계속됐다. 오히려 수비 진영에서 실수가 나오며 웨일스에게 공을 헌납했다. 후반 막바지에는 장신 공격수 키퍼 무어(본머스)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오기도 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볼을 점유하고도 웨일스에 경기를 내줄 뻔했다. 간신히 비기며 어느 정도 체면치레를 했다.

색채 없는 경기력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주로 기용됐던 선수가 대거 발탁됐던 3월 평가전 경기력이 그나마 희망을 볼 만했다. 당시 한국은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1무 1패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거론했던 공격 축구가 실현될 듯했다.

▲ 레프트백으로 나선 이기제.
▲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격한 설영우.
▲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을 집중 견제하는 웨일스 수비진.

시간이 지나면서 퇴보하는 듯하다. 클린스만호는 6월 두 차례 평가전에서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페루와 엘살바도르를 만났다. 첫 승을 다짐했지만, 페루와 경기에서 0-1로 패배한 데 이어 엘살바도르에는 막바지 실점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해외 스케줄 소화로 ‘외유 논란’을 빚었다. 각종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 나서는 등 여유로운 행보를 이어나갔다. 대표팀 외 행동으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경기마저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였다.

클린스만호는 어느새 첫 경기를 치른 지 6개월이 지났다. 오는 1월에는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이 열린다. 약 4개월 남짓한 현시점에서 체계가 잡혀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아직 대외적인 기대와 거리가 먼듯하다.

▲ 김민재. ⓒ대한축구협회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REUTERS/AP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REUTERS/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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