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6개월 쌓은 공든 탑이 무너졌다…'무색무취' 클린스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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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주도적인 축구를 하면서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이로써 지난 3월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에 그쳤다.
비록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보여줬던 주도적인 축구, 후방에서부터 체계적인 빌드업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축구를 볼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의 한국이 지난 4년6개월 동안 주변 잡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쌓았던 주도적인 축구는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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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와 0-0…5경기 연속 무패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주도적인 축구를 하면서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매 경기 내용도 꽤 좋았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확고한 철학 아래서 4년6개월 준비한 결과다. 하지만 힘들게 쌓은 공든탑이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아래서 6개월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8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지난 3월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에 그쳤다. 한국의 첫 승은 오는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을 기약하게 됐다.
이날 한국은 경기 결과를 떠나서 경기 내용이 실망스러웠다. 영국 BBC에 따르면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61%를 기록하며 웨일스에 크게 앞섰다.
그러나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의 패스는 대부분 수비 진영에서 나왔다. 무의미한 백패스로 인해 점유율은 높였지만 상대의 공격 진영에서는 유기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이는 슈팅 숫자를 보면 보다 잘 알 수 있다. 한국은 90분 동안 4개의 슈팅에 그쳤다. 이중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 슈팅은 단 1개다. 슈팅 11개, 유효슈팅 4개를 기록한 웨일스와 비교하면 한국의 공 점유율이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전반 40분 나온 손흥민(토트넘)의 중거리슛 외에 후반전에는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도 "한국은 6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등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답답한 경기력은 지난 6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대표팀 감독에 부임하며 첫 A매치 기간에는 전임 벤투 감독의 선수들과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은 남미의 복병인 콜롬비아, 우루과이를 상대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비록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보여줬던 주도적인 축구, 후방에서부터 체계적인 빌드업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축구를 볼 수 있었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이 원하는 빠른 공격 전개로 나름 특유의 색을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한국은 색깔을 잃었다.
중원의 존재감이 사라지면서 롱패스와 측면 돌파만 활용한 단순한 공격이 이어지며 결정적인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그저 측면에 자리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했을 뿐이다.
웨일스전은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이강인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유럽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조규성(미트윌란) 등이 좋은 컨디션으로 합류한 상황에서 이들의 장점은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 한국은 90분 동안 어떤 색깔도 보이지 못했다.
벤투 감독의 한국이 지난 4년6개월 동안 주변 잡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쌓았던 주도적인 축구는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 지금의 축구로는 클린스만 감독이 공언한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도 쉽지 않아 보인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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