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클린스만의 축구는 손흥민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축구인가

대한민국 슈팅 4개 중 3개가 손흥민
최전방 자리에 나섰다가 중원으로 내려오는 일 잦아
패스 성공률도 90%... 나머지 공격수들 실종
빌드업 실패로 손흥민 최전방 의미 사라져

손흥민밖에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짊어지고 경기에 나섰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사진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친선 경기에서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를 기록하면서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해당 경기를 본 많은 팬들이 가진 의문은 과연 한국 대표팀이 내년 아시안컵과 북중미 월드컵을 향해 어떤 방향성을 보여주느냐다. 결과도 결과지만, 그 결과에 수반되는 과정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지향점은 오직 하나. 손흥민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이라는 결론밖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손흥민이 클린스만호와의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이후 대표팀에서 보이는 것은 오직 손흥민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대한민국의 슈팅 4개 중 3개가 손흥민에게서 나왔다 (사진 = 연합뉴스)

웨일스전도 마찬가지였다. 4개의 슈팅 중 무려 3개가 손흥민에게서 나왔고(나머지 하나는 황인범), 유일한 유효슈팅 하나도 손흥민이었다. 벨기에에서 멀티골을 기록하고 온 홍현석도, 최근 EPL에서 골을 기록하고온 황희찬도, 미트월란에서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조규성도 전혀 활용해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빌드업 과정 자체가 전혀 웨일스의 중원을 뚫어내지 못했다. 황인범이나 박용우가 특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보니, 의미 없는 백패스만이 난무했다.

그러다보니 손흥민이 톱의 자리에서 중원까지 내려오는 일이 잦아졌다. 때로는 하프라인까지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개인기량으로 슈팅의 길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미드필더의 역할에 스트라이커의 역할에 볼 배분까지 하며 팀 공격을 거의 홀로 책임지다시피 했다. 손흥민은 이날 42개의 패스 중 38개를 성공시킬 정도로 높은 패스성공률까지도 자랑했다.

클린스만호 주장 손흥민(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뉴스1

전반 40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감아차기가 조금 더 구석으로 향하지 못한 것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골키퍼의 정면에 막히며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현재까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축구는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손흥민에게만 의존하는 축구. 결코, 클린스만 감독이 의도한 바는 이런 것이 아닐진데 현재까지 5차례의 평가전을 지켜본 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단 하나의 귀결점이었다.
#손흥민 #토트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