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물먹인 '현장 평가'도 1위... 김하성, '亞 최초 내야수 GG' 진짜 보이기 시작했다

김동윤 기자 2023. 9. 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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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ML) 골드글러브 수상의 가장 어려운 조건마저 충족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메이저리거 내야수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도 진짜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감독, 스카우트, 경영진을 상대로 2023시즌 분야별 최고의 선수 3인을 꼽았다. 예를 들어 주루 부문에서는 가장 빠른 선수와 종합적으로 가장 주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구분하는가 하면 최고의 커브, 슬라이더, 제구력을 지닌 투수를 나누는 등 세분화해 신뢰도를 높였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최고의 2루 수비를 지닌 선수로 당당히 꼽혔다. 경쟁자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오지 알비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현장 관계자들에게 2023시즌 최고의 2루 수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것.

이번 투표 결과는 생애 첫 골드글러브 수상을 노리는 김하성에게 있어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선정에는 30개 팀 감독, 코치 각각 한 명, 총 60명의 투표가 75%를 차지하고 나머지 25%는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개발한 수비 지수(SDI)가 객관적인 지표로서 들어간다. 현장에서 기존에 받았던 선수 혹은 유명 선수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어 신인이나 이름값이 저조한 선수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김하성이 2022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선정됐다./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2022년 김하성도 유명세에 물먹은 대표적인 사례였다. 지난해 김하성은 유격수로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들어갔다. 객관적 지표만 보면 김하성도 꿇릴 것은 없었다. 이때 SDI 수치는 7.6으로 7.7의 댄스비 스완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0.1 차이에 불과한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4위에 해당했다. 오히려 가장 높았던 것은 또 다른 최종 후보 미구엘 로하스(마이애미 말린스)의 9.0이었다.

또 다른 수비지표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가를 측정한 지표)에서도 김하성은 +10점으로 최종 후보 3인 중 두 번째였고 스완슨은 9개로 가장 처졌다. 하지만 현장 평가에서 밀린 탓에 지난해 애틀랜타의 101승과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이끈 주전 유격수 스완슨에게 골드글러브를 내줬다.

올해도 객관적인 지표만 보면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수상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25%에 해당하는 SDI는 이미 골드글러브 발표 전 수치 공개를 마친 상태다. SABR은 매년 8월 SDI 수치를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데 8월 이후부터 시즌 종료 때까지 결과가 합산된 최종 기록은 골드글러브 발표 이후에 공개한다. 따라서 8월 공개한 수치로 그해의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김하성은 8월 14일 발표 기준 SDI 8.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2루수 전체 1위이자 전 포지션 통들어 7위에 등극했다. 또다른 후보 호너의 5.7, 알비스의 3.9와도 상당한 격차다. 필딩바이블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DRS 수치에서는 2루수로서 +9(내셔널리그 3위), 총합 +15(내셔널리그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탄탄한 객관적 근거에 높은 현장 평가마저 갖췄으니 골드글러브 수상도 정말 꿈이 아니게 된 것이다. 동료들도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3루수 매니 마차도는 "때로는 숫자가 아니라 과거에 한 일 때문에 특정 사람들에게 상이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확실히 김하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도 "김하성은 정말 놀라운 선수다. 유격수로서 익숙한 선수지만, 이젠 2루에서 골드글러브 선수처럼 보인다"고 칭찬한 바 있다.

만약 골드글러브를 수상한다면 김하성은 한국인으로 처음, 아시아 내야수로서도 최초의 영예를 안게 된다. 그전에는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가 10년 연속(2001~2010년)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이 전부였다.

김하성의 수비 장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김하성의 수비 장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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