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이재명 단식장 찾아가 "박영순 쫓아내라"…野 "무뢰배"

박상곤 기자, 김성은 기자 2023. 9. 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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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투쟁천막을 찾아 이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태 의원은 지난 6일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지연에 대해 지적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쓰레기’, ‘빨갱이’ 등 폭언을 퍼부었다고 밝히며 이 대표에게 항의했다. 2023.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단식 농성장을 찾아 자신에게 '쓰레기' '빨갱이'라고 비난한 민주당 의원을 출당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단식 8일째에 접어든 이 대표 농성장을 방문한 태 의원을 향해 '무뢰배'라며 비판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쯤 이 대표가 단식을 하는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 이 대표와 면담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6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태 의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가 나왔다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은 박영순 민주당 의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를 만난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빨갱이, 공산당 부역자' 같은 원색적인 막말을 했다"며 "저에게 몇 분 동안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외친 박영순 의원은 가만두면 안 된다.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직을 책임지고 박탈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태 의원을 향해 "꺼져라" "빨갱이" 등 폭언과 욕설을 했고 현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 맞은 편에 앉아있던 태 의원을 끌어내리면서 농성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태 의원이 끌려 나가는 동안 이 대표는 눈을 감고 있었다.

농성장에서 쫓겨난 태 의원은 그 옆에서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친구에게 '쓰레기'라고 하면 그 부모들도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가르친다"며 "국회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쓰레기'라 하는 것을 이재명 대표는 지켜만 볼 것이냐"고 했다.

아울러 태 의원은 "민주당은 박 의원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며 "20세기 노예무역과 같은 재일 동포 북송의 주범인 조총련을 감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을 생지옥인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회유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국회 윤리위(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단식투쟁 8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항의 방문한 뒤 당직자들에게 끌려 나오고 있다. 2023.09.07.


이와 관련해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현장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어제(6일)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사태는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확실한 징계와 법적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태 의원을 비판하고 국민의힘을 향해 "이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야당 대표의 단식장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린 태 의원은 무뢰배인가"라며 "기가 차서 말도 나오지 않는다. 정치적인 항의도 정도가 있다. 태 의원은 야당 대표가 왜 단식하는지 알고는 있나"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실정과 무능에 항의하며 단식하는 야당 대표를 찾아와 행패 부리는 여당 의원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태 의원의 후안무치함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태 의원은 오늘 행패에 대해 사과하라.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하고 어떻게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나"라며 "단식하는 사람을 두고 비난의 말만 쏟아냈던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재명 대표에게 사과하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야당을 대하는 방식 역시 태 의원이 벌인 행패와 하나도 다를 바 없다"고 했다.

한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태 의원에게 더 이상 단식 천막에 방문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며 "본인 항의의 뜻이 이미 전달됐고 잘못한 부분은 당차원에서 윤리위(윤리특별위원회) 제소라든지 해서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더 이상 방문하지 않도록 (태 의원에게) 당부했고 태 의원이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태 의원은 이날 이 대표 단식 농성장 옆에서 '원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 대표 면담을 다시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계속 찾아올 것이다. 오늘같이 등 떠밀려 나가더라도 또 찾아오겠다"고 답한 바 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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