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이재명 단식장 찾아가 "박영순 쫓아내라"…野 "무뢰배"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단식 농성장을 찾아 자신에게 '쓰레기' '빨갱이'라고 비난한 민주당 의원을 출당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단식 8일째에 접어든 이 대표 농성장을 방문한 태 의원을 향해 '무뢰배'라며 비판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쯤 이 대표가 단식을 하는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 이 대표와 면담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6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태 의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가 나왔다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은 박영순 민주당 의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를 만난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빨갱이, 공산당 부역자' 같은 원색적인 막말을 했다"며 "저에게 몇 분 동안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외친 박영순 의원은 가만두면 안 된다.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직을 책임지고 박탈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태 의원을 향해 "꺼져라" "빨갱이" 등 폭언과 욕설을 했고 현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 맞은 편에 앉아있던 태 의원을 끌어내리면서 농성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태 의원이 끌려 나가는 동안 이 대표는 눈을 감고 있었다.
농성장에서 쫓겨난 태 의원은 그 옆에서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친구에게 '쓰레기'라고 하면 그 부모들도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가르친다"며 "국회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쓰레기'라 하는 것을 이재명 대표는 지켜만 볼 것이냐"고 했다.
아울러 태 의원은 "민주당은 박 의원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며 "20세기 노예무역과 같은 재일 동포 북송의 주범인 조총련을 감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을 생지옥인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회유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국회 윤리위(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현장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어제(6일)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사태는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확실한 징계와 법적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태 의원을 비판하고 국민의힘을 향해 "이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야당 대표의 단식장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린 태 의원은 무뢰배인가"라며 "기가 차서 말도 나오지 않는다. 정치적인 항의도 정도가 있다. 태 의원은 야당 대표가 왜 단식하는지 알고는 있나"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실정과 무능에 항의하며 단식하는 야당 대표를 찾아와 행패 부리는 여당 의원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태 의원의 후안무치함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태 의원은 오늘 행패에 대해 사과하라.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하고 어떻게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나"라며 "단식하는 사람을 두고 비난의 말만 쏟아냈던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재명 대표에게 사과하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야당을 대하는 방식 역시 태 의원이 벌인 행패와 하나도 다를 바 없다"고 했다.
한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태 의원에게 더 이상 단식 천막에 방문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며 "본인 항의의 뜻이 이미 전달됐고 잘못한 부분은 당차원에서 윤리위(윤리특별위원회) 제소라든지 해서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더 이상 방문하지 않도록 (태 의원에게) 당부했고 태 의원이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태 의원은 이날 이 대표 단식 농성장 옆에서 '원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 대표 면담을 다시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계속 찾아올 것이다. 오늘같이 등 떠밀려 나가더라도 또 찾아오겠다"고 답한 바 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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