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졸전 끝에 웨일스와 무승부... 첫 승 달성 실패

8일 웨일스전에 나선 손흥민이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이번에도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8일(한국 시각)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벌인 친선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부임 후 3무2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지난 3월 콜롬비아와 2대2로 비겼고, 우루과이엔 1대2로 패했다. 6월엔 페루에 0대1로 패했고, 엘살바도르와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손흥민과 조규성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이재성과 홍현석에게 측면 공격을 맡겼다. 황인범과 박용우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이기제와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포백 수비 라인을 이뤘고,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웨일스는 손흥민의 팀 동료 벤 데이비스가 수비수로 나섰다.

한국은 웨일스를 상대로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전반 40분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잡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들어 황희찬과 이순민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웨일스의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20분 키퍼 무어의 헤더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1분 뒤 네이선 브로드헤드의 중거리 슛이 골포스트를 스쳤다.

한국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경기를 끝냈다. 슈팅 수에서도 웨일스에 4-10으로 밀렸는데 4개 중 3개를 손흥민이 찼다. 유기적인 공격 장면이 보이지 않으며 유효 슈팅이 하나에 그쳤다. 어떤 전술을 들고 나왔는지 명확하지 않았고, 선수들도 목적을 알 수 없는 패스를 남발했다.

최근 미국 자택에 주로 머무르면서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도 생략하는 등 ‘재택 근무’ 논란에 휩싸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웨일스를 상대로 졸전을 펼치면서 팬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지난 주말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유럽파 선수들이 시차 적응을 할 필요 없이 나선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기 준비 과정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한 클린스만호는 영국 뉴캐슬에서 13일 오전 3시45분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최근 사우디는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를 이끌고 우승한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를 감독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