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각장이라니"…인근 재건축 단지 기쁨도 잠시, 일대 '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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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입주민들 만장일치로 반대예요. 왜 또 마포구에만 몰아넣겠다는 건데요. 다른 구도 알아서 처리하면 되잖아요."
지난 6일 찾은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입주민 A씨(여성·62)는 시의 자원회수시설 추가 설치 결정에 한껏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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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도 가세…내년 총선 쟁점 부상 가능성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여기 입주민들 만장일치로 반대예요. 왜 또 마포구에만 몰아넣겠다는 건데요. 다른 구도 알아서 처리하면 되잖아요."
지난 6일 찾은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입주민 A씨(여성·62)는 시의 자원회수시설 추가 설치 결정에 한껏 불만을 토로했다.
성산시영은 1986년 입주한 33개동 3710가구 대단지로, 지난 6월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국계법)'상 택지개발지구 지구단계획구역 결정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재건축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공간 부족으로 심각한 주차난, 가끔 며칠간 온수가 끊기는 등의 불편함을 겪어온 주민들로서는 한창 축제 분위기일 법도 하지만, 단지 내에는 시의 결정을 축하하는 현수막 양 옆으로 자원회수시설 추가 설치에 반대하는 항의 현수막이 그득했다.
입주민 일동은 "17년 소각장 참았더니 서울시쓰레기 60% 떠안기냐!", "밀실행정 소각장 선정, 서울시는 즉각 철회하라!", "다이옥신 폭탄 던져주냐!","오염수 말고 소각장부터 막아내라, 주민의 명령이다' 등 강력한 문구로 결사반대 의견을 전하고 있었다.
신규 소각장이 들어설 월드컵공원 입구에도 다른 단지 입주민들과 인근 학교 학부모회 등이 내건 "공정성 제로(0)! 형평성 제로(0)! 마포 추가 소각장 백지화가 답이다", "시장님 자식들이 있는 곳이라면 함부로 소각장을 또 짓겠습니까", "주민 동의 없는 1+1 소각장 목숨 걸고 결사반대" 등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산책 나온 30대 여성 B씨는 "무엇보다 아이에게 유해하지 않을지 너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의견이 이렇자 지역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가세 중인 만큼, 논란은 내년 4월 총선 쟁점으로도 부상할 수 있다. 마포구 거리 곳곳에는 범야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물론, 여당 지역 당원협의회도 현수막을 내걸고 서울시를 향해 "결정고시를 당장 철회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앞서 여당 소속인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 4일 소각장 건립 예정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주민들 가운데서도 반대 의견만 있는 건 아니다. 60대 남성 C씨는 "이미 시에서 결정을 했는데 어쩌겠느냐"면서 "어딘가엔 필요한 시설이고 싫으면 쓰레기를 덜 만드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체념한 듯 말했다. 시의 결정에 수긍한다는 입장이지만, C씨 역시 주민들의 반대 의견 취합엔 서명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로 마포구 상암동을 최종 선정 및 고시했다. 당장 2026년까지 건립해 이듬해 가동하며, 기존 소각장은 2035년까지 철거해 주민편의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시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 모델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아마게르 바케는 지하화한 소각장 상부에 잔디를 깔아 공원으로 기능하고 겨울에는 인공 눈을 뿌려 스키장으로도 활용돼 지역 명소가 됐다.
시는 자원회수시설 부지에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를 함께 설립하고 인근 지역난방시설을 통해 소각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하는 등 소각장에 대한 인식을 혐오시설이 아닌, 주민 편의·문화시설로 바꾼다는 계획을 재차 밝혀 왔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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