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지역 경계 초월 '경쟁 속 동맹'… ‘얼라이언스 마케팅’ 열풍
동일기간·장소서 동시개최 1년새 급성장
마이스테크 스타트업도 얼라이언스 결성
마케팅 세일즈 외 R&D로 협력 범위 확대
서울·광주 9개 시·도 플러스 시티즈 결성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오는 1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K-배터리 쇼’는 첫 행사였던 지난해보다 행사 규모가 2배 가까이 커졌다. 지난해에는 면적 1만㎡짜리 킨텍스 전시홀의 절반만 사용했지만, 올해는 1개 홀 전체를 가득 채울 만큼 규모가 확대됐다. 150개사였던 출품기업이 1년 만에 220개로 늘면서다. 주최사인 한국이앤엑스 한상식 팀장은 “품목 연관성이 높은 ‘수소산업전’과 같은 기간과 장소에서 행사를 열고 바이어 유치를 위한 홍보·마케팅도 공동으로 하는 얼라이언스 마케팅 덕분”이라고 밝혔다.
국제행사, 기업·바이어 유치 등 경쟁 일변도의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장에서 ‘얼라이언스 마케팅’(Alliance Marketing·공동 마케팅)이 신성장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행사·숙박시설, 교통, 식음 등 정보와 서비스를 원스톱 제공하기 위해 지역 기반으로 활용되던 얼라이언스 마케팅의 범위가 전시·박람회 등 행사, 업종과 지역 경계를 넘어 기업과 도시, 국가 등으로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오투미트와 마이스링크, 그라운드케이 등 스타트업은 지난해 ‘마이스 테크 얼라이언스’(MITA)를 결성해 각사가 개발한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패키지화했다. 기존 아날로그 수기 방식의 행사 준비(행사장 대관·참가자 모집 등)와 운영(등록·수송·숙박·관광 등) 업무를 디지털화한 얼라이언스 회원사 8곳은 지난 2월 공동으로 마이스 테크 포럼도 개최했다. 장동원 그라운드케이 대표는 “얼라이언스를 통한 공동 마케팅과 영업 외에 각 사의 시스템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연구개발(R&D)로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지난해 10월 수도권 관광·마이스 포럼을 열고 제휴·협력을 강화하는 별도 협약도 체결했다. 이윤화 서울관광재단 팀장은 “지역 간 소모적인 경쟁을 줄이고 제휴와 협력을 통한 시장 선점 등 상승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 간 얼라이언스 마케팅은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다. 서울은 2021년 국내 도시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티 얼라이언스’(HCA)에 가입했다. HCA는 가상행사 플랫폼 ‘버추얼 서울’과 같은 전용 플랫폼을 갖춘 도시들이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국제행사를 공동 개최하기 위해 결성한 글로벌 도시 네트워크다. 2020년 네덜란드 헤이그, 스위스 제네바, 체코 프라하, 캐나다 오타와 4개 도시로 출범한 HCA는 서울 외에 호주 시드니,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이 합류하면서 회원도시가 7곳으로 늘었다.
황희곤 경남관광재단 대표는 “지자체 입장에선 얼라이언스 마케팅을 통해 별도의 예산이나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마이스 도시로서 매력과 장점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지금까지 K마이스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상생과 협력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swlee9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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