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전에 우라늄 가격 2배↑…원전 생태계 복원은?
2040년 연간 우라늄 수요 1.8배 증가 예측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최근 2년 우라늄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원전 신규 건설을 고려하는 국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전 생태계 복원 가속화에 차질은 없을지 주목된다.
8일 한전 경영연구원이 발표한 '원전 확대 가능성과 공급망 불안에 따른 우라늄 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2년 우라늄정광 현물 가격은 약 2배 증가했다.
지난 2021년 초 30달러 선을 오가던 가격은 그해 7월을 넘어가면서 50달러 대까지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65달러까지 한 차례 추가로 치솟았다. 이후 55달러 대를 오가고 있다.
이채홍 한전 경영연구원은 "전쟁 발발 후 2개월 경과 시점에 글로벌 농축 우라늄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러시아에서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라늄정광 가격이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50% 까지 상승했다"며 "원전 신규 건설을 고려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우라늄 수요도 증가할 것이란 투기 심리도 가격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원전생태계 복원이 활발히 추진되는 가운데 전세계적으로도 신규 원전 검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노후화한 기존 원전 계속 운전을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지난 2021년 IIJA법안을 추진하며 약 60억 달러(약 7조9000억원)의 예산을 할당하며 노후한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을 지원하는 상용원전 지원책을 발표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인구 증가와 전기차 전환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자 30년 만에 처음으로 2개 신규 원전을 추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스웨덴은 산업과 운송 부문이 전기화를 추진하면서 전력 수요가 2배로 늘어나자, 오는 2045년까지 총 10기의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원전 확산 추세와 오는 2050년 전세계 탄소중립 목표가 맞물리면 앞으로 우라늄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전 경영연구소는 오는 2040년 기준 연간 전세계 우라늄 수요가 현재보다 약 1.8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요는 늘어나는 가운데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강화되자 미국과 같이 러시아산 우라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불안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3월 미국은 원유와 가스를 포함 러시아산 에너지원 수입을 금지하는 독자 제재를 발표했지만 원자력 발전용 농축우라늄은 대상에서 제외했을 정도로, 우라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우라늄 시장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NEA(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 기준 천연우라늄 매장량은 호주 28%, 카자흐스탄 13%, 캐나다 10%에 뒤를 이어 러시아가 약 8%를 차지한다. 특히 농축우라늄 분야에선 러시아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 최대 농축우라늄 수출국인 러시아는 약 46%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우라늄 가격 인상이 우리 원전 산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발전 단가적인 측면에서 우라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조주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본부 원전정책연구실장은 "우라늄 가격이 최근 많이 오르긴 했지만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비교하면 약 80% 수준"이라며 "원전 발전에서 우라늄이 차지하는 발전 원가는 10% 내외로 크지 않은 데다, 발전에서 우라늄은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갑자기 오른 단가가 발전에 미칠 타격은 현재 시점에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전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전쟁이 장기화에 접어들고 공급망 위기가 발생됐을 때를 대비해 중장기적인 관점의 계획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최대 원자력 발전국 답게 우라늄 소비량도 많지만 2021년 기준 우라늄정광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DOE)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에 대한 장기구매 계약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조 실장은 "전쟁으로 우라늄 공급이 고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타이트해진 것은 맞다"며 "앞으로 계속운전에 신규 원전 건설, SMR(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 등으로 수요가 더 늘어나게 된다면 러시아산인 농축 이전 단계에서 대체할 수 있는 방법 등 고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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