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못한 '51분'…중국 손잡는 尹, 외교는 지금부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리창 중국 총리와 한중회담을 열었다.
한일중 정상회의 복원 등을 통해 협력 메커니즘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윤 대통령이 본격적인 한중관계 개선에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한미일 협력체를 구축한 데 이어 이를 바탕으로 한일중 관계에서도 조정자 역할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일중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먼저 한중회담을 성사시키면서 한일중 관계 조정자로서 주도적 위치에 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으로 더욱 관계가 싸늘해져 회담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회담장에서 리창 총리를 만나자 "welcome, prime minister"(환영합니다, 총리님)라고 환영하며 악수로 인사했고 리창 총리도 "Nice to see you again"(다시 만나 좋습니다)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 시간은 51분으로 길었다.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회담은 대개 20~30분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경제와 사회문화 등 내치를 담당하는 총리와 회동인 만큼 경제협력, 교류 강화 방안 등을 위주로 의견을 교환했지만 역내 안정 문제도 거론됐다.
리창 총리는 "한중관계는 발전해야 한다. 한일중 정상회의의 적절한 시기 개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 정부와 관련 절차를 거쳐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를 다시 가동한다는 목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일중 협력 재개를 강조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최근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듯이 한국, 일본, 중국 3국 협력의 활성화는 아세안+3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한일중 정상회의를 비롯한 3국 간 협력 메커니즘을 재개하기 위해 일본, 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은 공히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그 전제가 되는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협력하자"고도 말했다.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라도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한다는 의미다.
경제 분야에서는 리창 총리가 한중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해 "양국이 좀 더 개방성을 높인 업그레이드된 자유무역협정을 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한중관계가 본격적인 개선의 물꼬를 트면서 관세 혜택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등 한중 FTA 개정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한중FTA의 경우 적용 품목 등 범위가 한미FTA에 비해 30% 수준 정도밖에 안 된다"고 했다. 양국의 이해관계에 맞춰 개선해나갈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회담에 우리 측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우정롱 국무원 비서장, 류쿤 재무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총량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캉쉬핑 리창 총리판공실 주임 등이 참석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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