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돈 모을 땐 그래도 이게 최고야”…알짜예금 쏟아진다는데
7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1년만기 대표 예금상품인 ‘WON플러스예금’ 금리를 연 3.73%에서 연 3.83%로 0.1%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하나의정기예금’ 금리를 연 3.7%에서 연 3.75%로 올렸다. 4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는 연 3.75~3.83%로 1주일 전인 지난달 31일(연 3.68~3.75%)보다 상단과 하단 금리가 각각 0.08%포인트, 0.07%포인트 올랐다.
작년 9월이후 3개월 사이 늘어난 은행권 정기예금은 116조원을 웃돈다. 당시 연 4~5%대 예금 상품을 선보였던 4대 시중은행에서만 같은 기간 무려 82조원이 몰렸다. 예적금이 매달 늘어난 최근 3개월(6~8월) 증가액이 22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4배에 가까운 규모다. 통상 1년 만기 상품 가입자가 많다는 점에서 수십조 자금의 대이동(머니무브)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에 팔았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이달 말부터 돌아오는데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지 않도록 금리 인상을 통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중은행은 예금 재예치를 위해 고금리 예·적금 등 특판상품을 검토했다가 단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경쟁이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과의 금리 경쟁에서 뒤쳐지면 곤란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범위에서 예금금리를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 1면 만기 예금금리는 연 4% 안팎이 ‘상한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들도 조달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들은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여전채는 수요와 공급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상황이 어렵다.
먼저 공급측면에선 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돌려주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카드사들이 발행한 여전채 등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신용도가 높은 은행들이 기업 대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전채의 인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용등급 AA+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 카드 3사의 3년물 카드채 평균 금리는 연 4.494%로 집계됐다. 올해 3월말 3.804까지 내려왔다가 최근 다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측면에선 여전채의 상당부분을 소화하던 증권사 랩어카운트가 사실상 중단된 것도 카드사들이 조달 압박을 겪는 배경이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의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다. 지난 4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등 무더기 하한가 사건 이후 금융감독원이 불건전 영업행위 조사에 나서면서 사실상 카드사의 조달처가 사라졌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랩 어카운트 시장이 붕괴되면서 카드채 발행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달 상황의 어려움은 카드론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지난 7월말 기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금리대는 12.74%~14.60%다. 여전채 금리가 낮았던 지난 4월(12.97~14.56%)보다 금리 상단이 높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조달상황이 지속되면 카드한도를 줄이거나, 카드론을 줄여서라도 버티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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