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사연많은 이 회사…직원들은 "회장님께 박수", 왜?

송종호 기자 2023. 9. 8. 06: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느 마라톤 대회처럼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내빈 소개시마다 형식적인 박수가 나왔는데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소개될 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창업과 성장 과정을 아는 임직원들이 횡령사건의 책임을 회장에게 물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회장, 국내 시장 1위 달성
직원 횡령 여파로 경영권 내놔…외부 활동은 왕성
경영 책임 묻는 통상적인 회사 모습과 다른 양상
[서울=뉴시스] 지난 2022년 9월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경기 고양시 지식산업센터로 본사와 생산시설을 이전한 오스템카오디텍의 입주식에 참가했다.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제공) 2022.0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지난 3일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주최한 마라톤대회인 스마일런페스티벌‘이 열린 서울 뚝섬한강공원.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대회 출발선에는 신청 종목에 따라 수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 있었다.

여느 마라톤 대회처럼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내빈 소개시마다 형식적인 박수가 나왔는데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소개될 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일부 직원들이 박수에 더해 환호성까지 내지른 것이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8일 치의업계에 종사한다는 한 참가자는 "직원 횡령 사건의 여파로 경영권까지 내놓은 창업주에 대한 격려를 보내는 것 같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년 실적이 상승하는 지금의 회사를 만든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 잦은 횡령사건으로 종종 비교되는 금융권에서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을 최고경영자 등 경영진에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대비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단순 산업군의 차이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창업과 성장 과정을 아는 임직원들이 횡령사건의 책임을 회장에게 물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최 회장은 서울대 치과대학 출신으로 개인 치과를 운영하다가 1997년 창업했다. 2000년 본격적으로 치과용 임플란트 사업에 뛰어든 그는 매해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당시 국산 임플란트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지만 매해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수십 억원을 들여 시술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과감한 투자가 주효했다.

이후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한국과 중국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시술 교육같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1위 스트라우만이 한국에서 기를 펴지 못하기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내부 통제는 외형 성장에 비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2021년 발생한 2000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 사건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명한 내부통제 등 체계적 경영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었다. 2021년 말 2000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사건이 발생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결국 상장사였던 오스템임플란트는 거래정지에 이어 행동주의펀드의 관심을 받았고, 다시 사모펀드로 경영권을 매각하며 상장폐지까지 했다.

이같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상반기 매출 5817억원, 영업이익 13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28% 증가한 규모다. 매출 성장은 최 회장이 닦아 놓은 기술력 때문이라는 평가다. 결국 실적 상승의 분위기에서는 경영진의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론이 잦아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상장 폐지가 장점도 있기 때문에 최 회장의 대한 비난론이 적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회사가 거쳐야 하는 주주총회 등이 없어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며 "사모펀드가 주인이 된 이상 상장폐지는 기업 가치를 빠르게 올리려는 목적에 부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론이긴 하지만 빠른 기업 가치 회복을 바란다면 상장 폐지를 이유로 내부 통제에 대한 책임론 등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