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동해 해외서 알리는 크리에이터 '릴리언니'[인터뷰]
한국 노래·드라마·사건·영화 등 콘텐츠
"아르헨티나 韓 몰라…소개할 것 많아"
中 김치논란 때 김장 영상·동해 소개도
올해 1월부터 한국 거주, "응원해달라"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스페인어권 국가에 우리나라의 문화와 소식을 전달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크리에이터 '릴리언니(송릴리아나)'. K팝 등 연예계 소식뿐만 아니라 국내 사건·사고, 먹을거리,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정보를 콘텐츠로 담아내고 있다.
지난 2019년 1월 홍대 거리를 소개하는 영상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한국 문화를 비롯해 ▲노래 ▲드라마 ▲먹을거리 ▲사건·사고 ▲언어 ▲영화 ▲연예계 ▲웹툰 등의 내용을 다룬 콘텐츠를 선보였다.
스페인어를 사용한 콘텐츠를 만들며 주로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스페인어권 국가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된 과정이나 조선시대 왕조 같은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릴리언니 LIRY ONNI' 채널·계정은 유튜브 290만·틱톡 200만·인스타그램 44만여명의 구독자 및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릴리언니(35)는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틱톡코리아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한국 대표로 나라별 콘텐츠 영상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당시 바이럴이 엄청났다"며 "아르헨티나는 제 뿌리인 한국을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 소개할 게 많았다"고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1980년대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나 현지에서 만나 결혼한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릴리언니는 15살 무렵 교포 2세를 대상으로 재외동포재단에서 진행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방문했으며, 이후에도 여러 차례 여행을 오기도 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전공, 아르헨티나 소재 LG전자에 입사했지만 남편의 도움 요청으로 일을 그만두고 상가 내 위치한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락다운 조치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업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을 살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꼼꼼한 내용 파악과 트렌디한 정보 전달 덕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콘텐츠로 점차 네트워크를 형성한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매년 열리는 한인 축제의 MC를 맡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문화재재단의 후원을 통해 과거 중국의 김치 원조 논란 당시 김장하는 장면을 담은 홍보 영상을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궁중문화축전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선보였다. 또 주칠레한국대사관의 요청·지원을 받아 동해를 설명하는 영상을 다룬 바 있다.
동서양의 시각을 두루 겸비한 능력이 자신의 장점이라는 릴리언니.
그는 "춘천에서 트럭이 싣고 가던 맥주가 쏟아졌을 때 시민들이 깨끗이 치우고 가는 장면이 영상에 담겼었는데,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다'고 얘기했다"며 "그 친구들에게는 너무 충격이었던 거다. 동양과 서양의 마인드가 다르다는 걸 확실히 아니까 (그 덕에) 공유하는 것도 많다"고 부연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세계사를 공부해도 유럽권만을 다루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대해선 알기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본인이 다룬 소재가 현지에 전파된 경험이 있나'라는 물음에 릴리언니는 "'학교에서 한국을 다루는 릴리언니의 영상을 틀었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고 답했다.
릴리언니는 "'이것도 다뤄 달라' '저것도 다뤄 달라' 요청도 많고 궁금해하는 것도 많다"며 "'너무 잘 만들었다' '궁금증을 해결해줘서 고맙다' 이런 칭찬, 응원을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올해 1월부터 남편과 함께 우리나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릴리언니. 그의 향후 목표는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분들에게도 이제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그는 자신을 '돋보기'로 일컬으며, "멀리 있는 나라(한국)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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