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PS 앞두고..10년의 사막 생활 마치는 ‘수비 장인’ 아메드[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수비 장인'의 사막 생활이 마무리 된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는 9월 7일(한국시간) 몇 건의 선수 이동을 단행했다. 유망주들이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했고 그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마이너리그로 향한 선수들도 있었다. 그리고 40인 로스터 자리를 내주고 팀 전력에서 아예 제외된 선수도 있었다.
40인 로스터에서 이름이 빠지며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된 선수는 바로 33세 베테랑 유격수 닉 아메드였다. 올해가 애리조나와 계약 마지막 해였던 아메드는 시즌 종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력에서 제외됐다. 치열한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치르고 있는 애리조나는 여전히 포스트시즌 티켓을 두고 경쟁 중인 팀. 애리조나 구단이 아메드가 더는 팀 전력에 플러스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 시대가 저물었다. 1990년생 우투우타 유격수 아메드는 대단한 스타플레이어는 아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의미있는 활약을 펼친 선수고 모든 커리어를 애리조나에서 보낸 사실상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애리조나 내야진의 중심이었다.
코네티컷 대학 출신으로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 아메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TOP 100 유망주 명단에 포함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상당히 기대를 받은 선수였다. 대학 시절에도 장타력은 돋보이지 않았지만 정교함과 삼진을 당하지 않는 능력, 빠른 발이 강점이었다. 그리고 뛰어난 운동능력과 강한 어깨를 가진 중앙 내야수라는 평가도 받았다.
2012년 싱글A에서 130경기 .269/.337/.391 6홈런 49타점 40도루를 기록한 아메드는 2013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애리조나로 이동했다. 애리조나는 당시 팀 최고의 스타였던 저스틴 업튼과 내야수 크리스 존슨을 애틀랜타로 보내며 아메드와 브랜든 드루리, 마틴 프라도 등 5명의 선수를 받았다.
2013년 더블A에서 부침을 겪은 아메드는 2014년 트리플A에서 104경기 .312/.373/.425 4홈런 47타점 14도루를 기록하며 활약했고 그 해 빅리그 데뷔까지 이뤘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의미있는 타격 생산성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아메드는 그대로 애리조나 중앙 내야의 주인이 됐다. 비결은 바로 수비였다.
아메드는 2018-2019시즌 각각 16, 19홈런을 기록했지만 당시는 '홈런의 시대'로 비약적인 홈런의 증가가 있던 시즌이었다. 해당 시즌들을 제외하면 커리어 하이 홈런은 2015년의 9개였다. 타율은 2020년 단축시즌 기록한 0.266이 커리어 하이였다.
162경기 풀시즌 기준으로는 2019년의 0.254가 커리어 하이. 0.730 이상의 OPS를 기록한 것도 2019년 단 한 번(0.753) 뿐이었고 커리어 내내 한 번도 리그 평균(100) 이상의 wRC+(조정 득점생산력)를 기록하지 못했다. 타격은 수치가 말해주듯 리그 평균 이하인 선수였다. 아메드의 빅리그 10시즌 통산 타격 성적은 888경기 .234/.288/.376 70홈런 322타점 41도루. 냉정히 타격에서는 전혀 강점이 없었다.
하지만 수비는 아니었다. 부상으로 17경기 출전에 그친 지난해를 제외하면 한 번도 DRS(디펜시브 런 세이브)가 마이너스였던 적이 없었다. 2018년에는 커리어 하이인 DRS +28을 기록했고 2018-2019시즌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아메드가 풀타임 빅리거가 된 2015년부터 올시즌까지 쌓은 DRS는 +79. 이는 해당기간 5,000이닝 이상을 수비한 118명의 야수 중 8번째로 높은 수치다. 해당기간 아메드보다 높은 DRS를 쌓은 유격수는 단 한 명, 안드렐톤 시몬스(+133, 전체 2위) 뿐이었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제공하는 OAA(Outs Above Average) 지표에서는 더욱 대단했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이 지표를 계산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올시즌까지 8년 동안 아메드는 무려 +111의 OAA를 기록했다. 첫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2018년에는 +35를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전 포지션을 통틀어 단일시즌 역대 최고 수치 기록이었다. 통산 기록인 +111 역시 역대 2위(1위 프란시스코 린도어 +128, 시몬스 +82)의 기록이었다. 아메드는 그야말로 '수비 장인'이라는 칭호가 지나치지 않는 선수였다. 2020시즌에 앞서 애리조나가 4년 3,25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맺은 것도 이 덕분이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었다. 아메드는 2021년 막바지부터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지난해에는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수비력도 2021시즌부터 하락세를 탔고 이제는 간신히 리그 평균을 웃도는 수비력이 됐다. 원래 강점이 없었던 타격은 더 떨어졌다. 강점을 잃고 계약 기간도 거의 끝난 아메드는 애리조나 입장에서는 더 '안고 갈' 필요가 없는 선수가 됐다. 결국 애리조나는 팀 최고 유망주인 유격수 조던 로러를 콜업하며 아메드를 전력에서 지웠다.
아메드는 올시즌 애리조나 로스터에서 팀에 가장 오래 몸담은 선수였다. 폴 골드슈미트(현 STL)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동안에도 애리조나 라인업을 굳게 지켰다. 하지만 이제는 그도 팀을 떠나게 됐다. 수비 장인의 사막 생활은 10년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다만 아메드는 10년의 사막 생활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아메드가 데뷔한 후 애리조나가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은 단 한 번(2017). 당시 아메드는 후반기 당한 오른손 골절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애리조나는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지금, 아메드의 역할이 다했다고 판단해 그와 결별하는 것을 선택했다.(자료사진=닉 아메드)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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