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국참사원 "학내 이슬람교도 복식 착용 금지 정당"

이슬람 단체, 정책 예고 뒤 국참사원에 가처분 신청
국참사원 "행정부 결정은 이슬람교도 차별 아니다"

[아바(사우디아라비아)=신화/뉴시스]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인 국참사원이 공립학교에서 여학생이 이슬람 전통 의상 아바야 착용을 금지한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7일(현지시간) 프랑스24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2월22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바에서 열린 제1차 왕국 건국 기념식에서 아바야 등 전통 복식을 한 소녀가 사진 촬영에 응하는 모습. 2023.09.08.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인 국참사원이 공립학교에서 여학생이 이슬람 전통 의상 아바야 착용을 금지한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7일(현지시간) 프랑스24가 보도했다.

국참사원은 이날 '이슬람교도 권리를 위한 행동(ADM)'이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 이슬람교도 복장 착용 금지령에 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사흘 심사 끝에 기각했다. 행정부가 내린 아바야와 남성용 복장인 카미 착용 금지령이 이슬람교도를 향한 차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ADM 측 변호사는 법정에서 아바야는 종교적인 복식이 아니라 전통 의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이번 금지령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슬람교 단체를 대표하는 국가 기관인 프랑스이슬람교도평의회(CFCM)은 "아바야를 금지하면 차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국참사원에 항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DM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해당 조치가 차별적이며, 인종 프로파일링·이슬람교도를 향한 증오를 부추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신화/뉴시스]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인 국참사원이 공립학교에서 여학생이 이슬람 전통 의상 아바야 착용을 금지한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7일(현지시간) 프랑스24가 보도했다. 사진은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주례 내각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수도 파리 엘리제궁에 도착한 모습. 2023.09.08.

지난 4일 프랑스 학교는 개학을 맞아 첫 수업 전 아바야 환의를 거부한 여학생 67명을 귀가시켰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거의 300명에 달하는 여학생이 금지령을 어겼다고 전했다.

이슬람 상징 논쟁은 2020년 파리 교외에서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가 학생에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 뒤 살해돼 격화됐다.

지난달 27일 아탈 장관은 자국 매체 TF1과 인터뷰에서 "교실에 들어섰을 때 학생을 보는 것만으로 종교를 알 수 있어서는 안 된다"며 "더 이상 학교에서 아바야를 착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공립학교와 정부 건물은 세속법에 따라 종교적인 상징물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는 라이시테(Laïcité·세속성) 정책에 따라 2011년 모든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했다.

프랑스 인구는 6700만 명인데 이 중 10%가량이 이슬람교도다. 이들 대부분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출신 이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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