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소외지역은 옛말" 양재역 일대 잇단 호재로 '들썩' [현장]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양재역 일대가 교통 요충지긴 하지만, 주거지는 그간 개발이 더뎌 강남권 내에서도 노후한 곳입니다. 10~20년 전에 일부 재건축, 리모델링 된 단지들이 있는데, 이들 단지도 연식이 오래 쌓인 상황이에요. 그래도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수요자 위주로 알음알음 거래도 많았습니다. 이제 GTX, 양재동 일대 의료 및 연구단지 개발에 이어 정비사업도 시동을 걸면서 기대감이 훨신 커진 분위깁니다."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서울 강남권에서도 특별한 소식이 없었던 양재동 일대가 그간 소외감을 씻어낼 계기를 마련한 것처럼 보인다. 고층으로 탈바꿈하는 아파트 재건축에서부터 GTX, 의료특구·AI 혁신지구 등 대규모 연구개발 단지 조성까지 각종 사업이 시동을 걸면서다. 강남지역의 개발 잠재력이 큰 새로운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시 주도 양재 일대 개발사업 '차근차근'
지난 3월 서울시는 양재·우면 일대를 새로운 혁신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양재택지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시는 지구단위계획 정비를 통해 양재IC 일대가 R&D 혁신거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이 일대 유통업무설비(13개소) 특별계획구역을 지정, 향후 세부개발계획 수립 시 R&D 시설을 40% 이상 도입한다. 대규모 연구시설 부지(LG, KT)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해 기술개발 생태계를 조성한다.
시민의 숲 역 주변은 주거지는 공동개발 시 용도지역을 준주거까지 상향하고 7층 높이 규제를 폐지해 배후 주거지 기능을 강화한다.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한, 같은 달 서울시는 양재역 중심지구 약 25만㎡ 일대에 대해 '양재 GTX 환승거점 통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광역교통 환승체계와 연계한 양재역 일대 주요 거점시설에 대한 입체복합 개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앞서 발표된 양재역 중심 상업·의료 특구 호재와 서초구복합청사 건립 등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갖추게 된다.
시는 용역을 통해 양재역 일대 공공청사, 문화시설, 환승 주차장 등 핵심 거점시설에 대한 연계개발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용역 결과는 오는 2024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또한, 시는 서초구 복합청사 개발사업을 통해 콤팩트시티 실현을 골자로 한 공공청사의 선도적 개발모델 사례가 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업무서비스 제공은 물론 보육·평생교육·문화 등 지역 필요 기능을 도입하고 신산업 연구개발(R&D)캠퍼스, 창업복합지원센터, 공유오피스 등 일자리 창출과 도심 안심 주거 공급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도곡우성 재건축 궤도에…인근 단지선 침묵 깬 거래
오랜 기간 지지부진하던 정비사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시는 서울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 양재역 인근 강남 도곡우성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가결했다. 단지는 7개 동, 548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도곡우성아파트는 지난 1986년 준공된 2개 동, 390가구 규모 노후 아파트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소유주를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비용을 모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도곡우성 맞은편 블록에서는 한신양재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으며, 양재2동 일원 양재빌라촌 모아타운 사업도 진행 중이다. 정비사업에도 탄력이 붙으면서 향후 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개발 호재가 집중되자 그 기대감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럭키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8억7000만원(6층)에 중개 거래됐다. 지난해 3건의 매물이 22~23억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올해 기준 가장 고점 거래에 해당한다.
인근 한신엠비씨 최근 2년 새 거래가 없었지만, 올해 거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상승 불씨를 지피고 있다. 단지의 전용 84㎡는 2년 전인 지난 2021년 18억5000만원(1층)~21억1000만원(6층)에 매물 5건이 팔렸다. 이후 2년 동안 거래가 없었으나 올해 들어 매물 4건이 17억8000만원(5층)~18억9000만원(14층)에 중개 거래됐다.
도곡1차아이파크의 경우 대형면적대 위주로 조금씩 매매가가 오르는 상승 거래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단지의 전용 130㎡는 올해 2월 24억5000만원(7층)에, 6월 25억원(11층)에 거래된 데 이어 지난달 25억1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양재동 일원 Y부동산 대표는 "20년 넘게 이 자리에서 부동산을 운영했다. 같은 강남인데 워낙 가격이 잘 안 오르는 곳"이라며 "딱히 호재도 없었고 소규모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20년 전에 진행된 단지들이 많아 다시 재건축 사업을 하기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주도로 다양한 개발사업들이 진행 중이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정비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2~3년 동안 거래가 없다가 올해부터 실거래가 발생한 곳들이 많다"며 "재건축이 가장 빠른 단지에선 계약금까지 주고받았다가 집주인이 계약금을 물고 호가를 올려 다시 내놓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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