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이 환상적인 이야기들 중 여러분의 즐거움이 하나쯤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야기를 즐기고 가까이합니다.
이야기의 열렬한 중독자이자 책방지기인 저는 역시 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요.
책방 문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대중적인 작품들도 많이 채워두었습니다.
어째서 환상문학에 매료되어 책방 문을 열게 되었을까요? 세계 판타지 3대 문학 중 하나인 '어스시 연대기'의 작가이자 장르문학의 그랜드마스터 어슐러 케이(K). 르 귄의 2014년 전미도서상 수상소감의 일부를 나눔으로써 이에 대한 대답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야기를 즐기고 가까이합니다. 그래서 소설, 만화, 드라마, 영화를 찾아봅니다. 이야기의 열렬한 중독자이자 책방지기인 저는 역시 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요. 작가의 손을 떠난 이야기는 독자의 몫입니다. 책이 저에게 읽히는 순간부터, 이 이야기는 이제 제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모습과 목소리, 사건의 연출, 장소와 분위기마저 작가가 의도한 바 있더라도 상상은 제 머릿속에 달린 일입니다. 오독마저 독자의 권리입니다. 이 터무니없이 커다란 자유 앞에 어떻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요?
‘환상문학’은 장르문학을 위한 공간입니다. 에스에프, 미스터리,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 호러 등 장르적 문법으로 현실을 비추는 책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실 장르문학이 가지는 어떤 기준점이나 경계선, 정의들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다만 즐거운 독서를 하실 수 있도록 나름의 키워드를 선정해 취향을 찾아가실 수 있도록 소개를 할 뿐입니다.
더 많은 책을 소개하지 못해 늘 아쉬운 작은 공간이기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했습니다. 앉아서 편안히 책을 볼 수 있는 테이블도 없고, 드시고 가실 음료도 판매하지 않습니다. 문을 여시는 순간 여러분이 마주하실 곳은 책으로 둘러싸인 조금 이색적인 방입니다. 한 권이라도 더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도록 같은 책을 여러 권 진열해두는 것은 삼가고 있습니다.
서가를 구성할 때 신경 썼던 점은 장르의 대표작을 통해 역사성을 담는 것이었습니다. 세계 에스에프 3대 거장, 세계 3대 판타지 문학,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 국내 에스에프 계보를 잇는 작가들, 세대별로 읽었던 판타지 시리즈물, 고전과 변격을 넘나들며 변화했던 미스터리, 시대를 반영했던 수많은 사고실험들과 환상들 그리고 영원불멸의 고전들이 그러합니다. 책방 문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대중적인 작품들도 많이 채워두었습니다.
어째서 환상문학에 매료되어 책방 문을 열게 되었을까요? 세계 판타지 3대 문학 중 하나인 ‘어스시 연대기’의 작가이자 장르문학의 그랜드마스터 어슐러 케이(K). 르 귄의 2014년 전미도서상 수상소감의 일부를 나눔으로써 이에 대한 대답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제 생각에 앞으로 다가올 힘든 시대에는 현재의 삶에 대한 대안을 볼 줄 알고, 두려움 가득한 이 사회와 기술에 대한 집착을 뚫고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법을 탐구하며, 나아가 진실된 희망의 영역을 상상해 내는 작가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원하게 될 것입니다. 자유를 기억하는 작가들이 필요해질 겁니다. 시인들, 선지자들… 더 큰 현실을 말하는 리얼리스트들이죠. (중략) 책은 그냥 상품이 아닙니다. 이윤 추구와 예술의 목적은 종종 갈등을 빚게 돼 있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안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힘은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하지만 절대왕정 시절 왕의 권력도 그랬습니다. 사람이 만든 그 어떤 권력도 사람이 저항하고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저항과 변화는 예술에서 출발합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경우, 그것은 우리의 예술, 즉 말의 예술에서 출발합니다.”
대구/글·사진 이성은 환상문학 책방지기
환상문학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123길 11(문화동) 1층
instagram.com/genre.fiction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대전서도 초등교사 극단 선택…“아동학대 민원 시달렸다”
- 서울 강북서도 ‘평당 4천만원’ 육박…부동산 규제완화가 부채질
- 국민 절반은 ‘내년 총선, 정부 견제 위해 야당 다수 당선돼야’ [갤럽]
- 북 “첫 전술핵잠수함 건조”…신형 핵추진잠수함 계획도 밝혀
- [단독] 재산신고 누락에 ‘대상 아니었다’는 이균용…해명도 줄줄이 거짓
- 요소수 대란 또 오려나…“중국, 요소 수출 중단 지시”
- 국힘은 기자 고발, 검찰은 특별수사팀…전방위 ‘언론 길들이기’
- BTS 뷔 솔로 앨범, 마침내 베일 벗는다
- ‘바이든, 트럼프가 문제가 아니야’…공화당 누가 나와도 ‘허덕’
- [단독] 한전, 전기요금 안 올리면 내년 초 회사채 발행도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