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일주일 동안 계속 울면 위험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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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세계 신기록 도전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일주일간 계속 울기'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소리 내서 책 읽기' '오랫동안 노래하기' 등이 있는데 템부 에베레라는 사람은 '일주일간 계속 울기'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2시간 이상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던 이 사람이 신체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자 주위 사람들이 부축해서 겨우 일어났다고 한다.
사실 일주일간 계속 우는 것보다 계속 화를 내는 게 건강에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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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이상 통곡하다 일시 실명
화내는 게 건강에 더 해로운데
분노 사회로 바뀐 요즘 안타까워
정치 뉴스·시사 방송까지 울화통
함께 웃을 코미디 편성은 어떨까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세계 신기록 도전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일주일간 계속 울기’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소리 내서 책 읽기’ ‘오랫동안 노래하기’ 등이 있는데 템부 에베레라는 사람은 ‘일주일간 계속 울기’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이 사람은 3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인데 우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생중계했다. 2시간 이상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던 이 사람이 신체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자 주위 사람들이 부축해서 겨우 일어났다고 한다. 이런 일을 겪고도 그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겠다고 다시 울기를 반복했는데 결국 장애가 찾아왔다. 심한 두통이 생기고 얼굴이 붓는가 하면 45분가량 실명 상태에 빠졌다고 실토했다.
인간은 역시 웃으며 살아야 좋은 일이 생긴다. ‘웃으면 복이 온다’라는 우리말도 있고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성어도 있다. 모두 웃으면 복이 굴러든다는 말이다.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라는 말도 새겨둘 만하다. 웃는 만큼 젊어지고 화내는 만큼 늙는다는 말이다. 화를 내면 뇌에서 독성물질이 나온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요즘은 웃음치료가 널리 쓰인다.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면역력이 좋아진다는 걸 이용한 게 웃음치료법이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지, 어떻게 억지로 웃느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유 없이 그냥 웃어도 긍정적 효과를 얻기 마련이다. 유명한 심리학 이론인 ‘제임스 랑게 이론’이 그것이다. 제임스와 랑게라는 두 심리학자가 밝혀낸 이론인데 ‘인간은 감정에 따라 울고 웃는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울고 웃다보면 거기에 따라 감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유도 없이 소리 내며 웃다보면 진짜 기분이 좋아지고 억지로 울다보면 진짜 슬퍼진다는 유명한 이론이다. 영화배우는 우는 연기를 하다가 진짜 슬퍼져서 눈물이 나온다고 말한다.
나는 직업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어떤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가라앉는다. 잘 생각해보니 이유는 웃음에 있었다. 만나자마자 반갑게 웃고 대화하는 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은 나를 충전시켜주는 사람이다. 반대로 우울한 표정을 짓거나 자주 화를 내는 사람은 나를 방전시키는 사람이다. 담소(談笑)라는 말은 얼마나 정겨운 말인가. ‘웃고 즐기면서 하는 이야기’가 담소다. 자주 담소를 나눌 친구가 있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화가 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적으로 편을 갈라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으니 화가 날 만도 하다. 게다가 국내 정치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은 왜 이리 많은가. 정치 뉴스만 봐도 화가 나는데 그 많은 방송국이 모두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편싸움을 조장한다. 오늘도 뉴스를 보니 억지 주장을 하며 서로 싸우고 있다.
화를 참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 많던 코미디 프로그램은 도대체 왜 사라진 걸까. 한때는 ‘웃으면 복이 와요' ‘개그 콘서트' 같은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프로그램 덕분에 일주일에 한두번은 가족이 모두 TV 앞에 붙어 앉아 박장대소했다. 지금보다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이었으나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디톡스(독소 제거)를 한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가 웃음기가 사라진 분노 사회로 바뀌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간 싸움이 한층 가열된다. 상대방이 잘못하면 화를 내고 잘하면 더 많이 화를 내는 ‘비정상’이 매일 벌어진다. 사실 일주일간 계속 우는 것보다 계속 화를 내는 게 건강에 해롭다. 국민 건강을 위해 일단 정치 프로그램을 반으로 줄이고 그 시간에 국민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하면 어떨까.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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