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60% 수익 '대박'…삼전 뛰어넘은 1조 반도체 기업은?

홍순빈 기자 2023. 9.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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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두번째 주식투자인데 6개월 만에 60% 수익이 났네요."

충청남도 아산시에 사는 직장인 황모씨(30)는 주식계좌만 보면 입꼬리가 올라간다. 지난 3월 적금이라 생각하고 넣어놨던 하나마이크론 주식이 오르며 큰 수익이 났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황씨였으나 그에게 하나마이크론은 친숙한 곳이었다. 국내 반도체 대형 기업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를 진행하는 하나마이크론은 바로 황씨가 살고 있는 아산시에 위치한다. 황씨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는 걸 파악함과 동시에 주변 지인들로부터 하나마이크론의 내부 사정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게 수익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의 건실한 반도체 회사이고 대형주인 삼성전자보다 오히려 성장성이 클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했다"며 "예상보다 빨리 목표 수익률을 넘겨 현재 현금화하고 있다"고 했다.

황씨뿐 아니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하나마이크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데 그중에서도 하나마이크론이 대장주(株)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하나마이크론 반도체 테스팅 사진/사진=하나마이크론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234% 오른 하나마이크론…"OSAT 업체 중 최고"
지난 7일 하나마이크론은 전 거래일보다 1100원(3.68%) 오른 3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나마이크론은 장중 3만1800원까지 오르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올들어 주가가 233.69%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27.31% 오른 것과 비교된다. 시가총액도 올초 4340억원에서 현재 1조4860억원까지 불어났다.

반도체 기업 생태계 변화가 시작된 영향이다. AI(인공지능) 수요 증가로 고사양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반도체 업체들은 이같은 시장 수요에 맞춰 현재 후공정 패키징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원가 절감과 고성능화의 이유로 향후 일반 패키징 과정을 외부 업체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HBM3 공급에 합의했고 품질 검증 테스트도 통과했다. HBM3은 현존 최고 사양의 반도체로 생성형 AI에 들어가는 GPU에 탑재된다. 지난해 6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3 양산에 성공했고 현재 엔비디아에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범프(BUMP), 테스트, 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풀 턴키 OSAT(외주반도체 패키지테스트) 업체로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HBM 패키징 물량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도 협력해 내실을 다졌다. 2021년 하나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베트남 내 반도체 후공장 생산을 위한 사업협력 및 외주 임가공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베트남 법인인 '하나마이크론 VINA(비나)'에서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베트남 법인 매출이 △2023년 3771억원 △2024년 6916억원 △2025년 9193억원으로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감산 영향을 피해갈 수 없겠지만 베트남 법인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감산의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며 "비나 2동 증설에 따라 2분기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버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으로 흑자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하나마이크론의 눈높이는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의 올해 예상 평균 매출액은 1조1164억원, 영업이익은 1062억원 수준이다. 국내 증권가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2만5500원인데 현 주가는 이미 이를 뛰어넘었다.

증권가에선 하나마이크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감이 없진 않지만 좋은 실적과 주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차 연구원은 "HBM 캐파 증설에 따른 기존 제품들의 외주화 증가라는 흐름은 아직 유효하다"며 "메모리 업황 바닥에서도 비나의 성장세에 힘입어 다른 OSAT 업체들 대비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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