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차르' 캠벨 美조정관, 국무부 부장관 후보로 유력 검토"

악시오스, 소식통 인용해 보도…뉼런드 정무차관도 후보군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국무부 부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 캠벨 조정관이 국무부 부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국무부 부장관직은 지난 7월28일 웬디 셔먼 전 부장관이 퇴임한 이후 공석인 상태다.

당초 존 파이너 국가안보부보좌관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올 여름 초에 현직에 머물러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현재 부장관직 대행을 맡고 있는 빅토리아 뉼런드 정무차관도 부장관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다만 두 명의 소식통은 캠벨 조정관과 뉼런드 차관이 과거부터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만큼 캠벨 조정관이 부장관에 임명될 경우 뉼런드 차관의 사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무부는 4개의 고위직에 여성이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려진 않았고, 백악관은 관련 언급을 거부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만약 캠벨 조정관이 부장관에 임명되면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캠벨 조정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내며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미국 외교의 초점을 이동하는 이른바 '아시아 중심 정책(Pivot to Asia)'를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략 컨설팅 그룹인 '아시아 그룹'을 창립해 최고경영자(CEO)를 지내기도 했다.

캠벨 조정관은 현재 백악관에서 북한 등 한반도 문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그의 부인이다.

악시오스는 "경험이 풍부한 캠벨 조정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2년반 동안 중국에 대한 보다 대립적인 접근법을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캠벨 조정관이 기용된다면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확장과 영향력을 제한하는 동시에 무역·기초과학·기타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이어가는 줄타기를 시도함에 따라 중국과 점점 더 복잡한 관계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이후 중국을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인도·태평양 등에서 중국의 영향력 부상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해 왔다.

양국의 긴장도가 높아지던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 기후변화와 팬데믹 대비 및 글로벌 경제에 대해 더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긴장의 온도를 낮췄다.

그러나 지난 2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연기되는 등 양국간 긴장도가 다시 높아졌다.

다만 최근 블링컨 장관을 비롯해 재닛 옐런 재무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바이든 행정부 고위인사들이 잇달아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캠벨 조정관은 지난 6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접근법과 관련해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고 있지만, 갈등이나 대립, 신냉전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