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지루해’ 생각된다면 어디든 기록해보세요 [Weekend Book]

파이낸셜뉴스 2023. 9. 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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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수집 스몰 컬렉팅
영수증·나뭇잎 등 평범한 물품 수집... 자신만의 시선으로 행복했던 순간 기록
삶은 예술로 빛난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예술을 통해 의미있는 삶에 대해 고민
작은 수집, 스몰 컬렉팅/ 영민/ 휴머니스트
삶은 예술로 빛난다/ 조원재/ 다산초당

얼마전 한 SNS를 시작했다. SNS 채널마다 그 채널이 갖는 특성이나 업로드되는 게시물들의 특징이 조금씩 다르다. 어떤 채널은 장문의 글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거나 정보를 나열하고, 어떤 채널은 문장이랄 것 없이 글자는 부수적인 이미지처럼 활용해 감상이나 무언가에 대한 호불호를 짤막하고 재치있게 드러낸다.

개인적인 활용보다 회사나 주변 요청 등 필요에 의해 SNS를 운영했던 나에게 이번 행동은 다소 이례적인 것이었다. 눈 깜빡하면 지나가는 인생을 순간순간 반짝이게 해주는 것들을 어떤 형식으로든 남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내 SNS에는 마음에 들었던 점심, 저녁 달리기를 하며 찍은 천 풍경,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이름, 좋아하는 배우의 출연작 굿즈 정도가 담겨 있다. 그리고 묘하게 하루가 천천히 즐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내 삶은 엉망진창이야'라고 생각한다고 특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태어나는 일, 그리고 부여받은 숨을 이 거친 현실 세계에서 잘 이어가는 모든 일이 하나의 생이며 그 자체로 경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삶과 자신을 좀 더 빛나게 해주는 무언가를 찾은 사람도, 찾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작은 수집, 스몰컬렉팅'(휴머니스트 펴냄)의 저자는 영수증이나 나뭇잎 같이 매우 평범하고 쉽게 지나치기 쉬운 물건들을 모은다. 그리고 그는 이와 같은 스몰컬렉팅을 통해 기분 좋은 변화를 겪었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는 무용한 물건을 수집하고 자신만의 시선과 스토리를 기록하며 근사하게 생의 페이지들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아무리 강렬한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마련이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준 순간도 서서히 색이 바랜다.

하물며 일상에서 발견한 아주 작은(그리고 아주 흔한) 물건에 엮인 상황과 그때의 좋은 감정 전체를 마치 그 물건들에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처럼 치부한다면, 그저 그렇게 지나쳐버리기 얼마나 좋은가. 저자는 작은 수집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붙잡고,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책을 통해 실질적으로 작은 수집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어떻게 기록하는 것이 좋을지, 그 구체적인 기술과 방법을 덧붙인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은 수시로 찾아와 정답도 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반복되는 삶이 지겹다고 느끼는 사람, 하루하루가 너무 평범해서 고민인 사람에게 '삶은 예술로 빛난다’(다산초당 펴냄)의 저자는 말한다. 예술은 가까이에 있고, 오직 예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예술 또한 인생과 같다. 누군가에게는 해석과 질문의 영역에, 또 다른 이에게는 아름다움의 영역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떤 의미도 알 수 없는 (알고 싶지도 않은) 영역에 있다.

인생에서도, 예술에서도, 각자 다르게 느끼는 아름다움이 개인을 더욱 그답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술'이라고 하여 무언가 거창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특별한 세상 모든 사람의 삶이 왜 특별한지 알게 해주는 것,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하여 말한다. 감각도, 감정도, 사고도 모두 다른 우리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미는 현대사회에서 오직 쓸모나 효용가치로만 자신을, 자신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느낄 것이다.

조금씩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지고 있는 나만의 작은 공간에 오늘을 반짝이게 해준 '작은 수집, 스몰컬렉팅'과 '삶은 예술로 빛난다' 책 두 권의 사진을 올릴 것이다. 그리고 '삶은 예술로 빛난다'의 부제(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를 인용할 것이다. 대단할 것 없다. 무용한 것과 아름다운 것은 자신이 느끼는 바에 따라 결정되고, 그에 의해 인생은 비로소 빛난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 일순간 유쾌함을 안겨준 물건, 감동을 준 사람, 아름다웠던 순간을 어디에든 기록해보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쉽고 간단하게. 그렇게 삶의 반짝임을 소소하고도 기쁘게 누렸으면 한다.

한미리 밀리의서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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