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여파… 中 수출 넉달 연속 마이너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중국 수출이 넉 달 연속 감소(전년 동월 대비)했다. 내수 경기를 떠받치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데다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7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8월 수출액이 284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8% 줄었다고 밝혔다. 수출 감소 폭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6월(-12.4%)과 7월(-14.5%)에 비해서는 다소 호전됐다. 하지만 5월부터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 추세가 반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식 장기 침체’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앞서 7월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0.3%)로 추락한 데다 중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까지 넉 달 연속 뒷걸음질하면서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5% 안팎 성장’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의 대립각은 중국 경제를 더욱 코너로 몰고 있다. 6일(현지 시각) 미국 인구통계국이 발표한 미국 무역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수입액에서 중국산의 비율이 20년 새 최저로 떨어졌다. 올 들어 7월까지 미국 상품 수입 중 중국산 비율은 13.2%로, 2003년(12.1%) 이후 가장 낮았다. 이 비율은 2017년 21.6%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결별)이 시작되면서 뚜렷하게 낮아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격화하면서 이런 양상은 더욱 심화하는 중이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동안 인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의 수입 비율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국의 전체 무역(수출+수입) 중 멕시코가 15.7%로 1위에 올랐고 캐나다가 15.4%로 2위, 중국은 10.9%로 3위로 밀렸다.
중국의 수출이 미국 등 서방 대부분 국가를 상대로 줄어들고 있지만, 러시아로의 수출은 8월 전년 동기 대비 63.2% 늘었다. 신(新)냉전 기류 속에 중·러 밀착은 더욱 강해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중국 무역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있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다”며 “세계 무역의 ‘전조’(前兆) 역할을 하는 이 통계를 볼 때 중국 무역이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1월 -31%, 3월 -33%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감소하다가 8월에는 -19.9%로 감소 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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