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와 핵심광물·원전 MOU… 新시장 넓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양국 기업인들과 만나 “2000여 우리 기업이 활동 중인 인도네시아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참석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핵심 광물, 원전 등 분야에서 16건의 양해각서(MOU)와 계약이 체결됐다. 핵심 광물의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수준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 경제국이자 풍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주도하는 우리 기업들과 협력 잠재력이 높다”며 양국 기업 간 적극적인 협업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양국이 과감하게 탄소 중립을 추진 중인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 모듈 원전(SMR) 등 원전 분야에서도 협력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974년부터 49년간 교류해온 대한상의와 인니상의(KADIN)가 주관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구자은 LS 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등 한국 기업인 20여 명과 인니 측 기업인 20여 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인도네시아는 한국이 처음 해외 투자를 시작한 나라(1968년)로 양국 경협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이날 원전·에너지·광물·의료·모빌리티·유통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MOU를 체결했다. 원전수출산업협회는 2039년까지 1GW(기가와트) 신규 SMR을 도입하겠다는 인도네시아 목표를 돕기 위해 인니 원자력협회와 정보 교류, 인력 양성을 함께하기로 했다. 한국 지질자원연구원은 인니 반둥공과대학과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 연구센터를 공동 설립한다. 탄소 중립 사업과 관련, 두산에너빌리티는 인니 자와·수랄라야 화력발전소의 친환경 설비 전환을 돕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와 인니 국영 석유사 페르타미나는 인도네시아 해양 폐가스전을 탄소 저장 시설로 전환하는 CCS(탄소 포집 저장) 사업을 추진한다.
한국 LS일렉트릭은 인니 기업 심포스와 변압기 제조 법인을 합작하기로 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인니 페트로시아에 엔진과 광산용 건설기계를 공급하기로 했다. 선메디칼센터는 인니 국립 응우라병원을 위탁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번 순방의 핵심 경제 키워드로 ‘신(新)시장 확충’을 꼽으면서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이며 제조업 성장 속도도 빨라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 우리의 유망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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