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전국 1위 백화점, 요즘 ‘뒤’가 서늘하다는데
백화점 1위 쟁탈전이 치열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매출 2조8398억원(작년 기준)으로 2017년부터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을 제치고 ‘전국 매출 1위 점포’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맹렬하게 추격 중이다. 롯데 잠실점은 작년 2조5981억원 매출로 2위였다. 두 점포의 경쟁은 매출 1위를 지키느냐, 탈환하느냐 싸움이기도 하지만, 국내 백화점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원’ 타이틀을 누가 가져가느냐 싸움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신세계 강남점이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매출 증가 속도가 빠른 롯데 잠실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두 점포의 매출 차이는 2021년엔 7000억원 정도였지만 작년엔 2400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증가율은 롯데 잠실점이 21%로 신세계 강남점(13.9%)을 앞선다. 유통 업계에선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롯데 잠실점이 6년째 ‘부동의 1위’였던 신세계 강남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본다.
◇ 1위 신세계 강남과 2위 롯데 잠실 매출격차 2400억으로 줄어… ‘3조원 클럽’ 눈앞서 경쟁 치열
‘신강’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신세계 강남점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라는 교통 요충지에 있다. 덕분에 이곳을 오가는 주말 유동 인구만 하루 100만명에 가까워 입지 면에서 유리하다. 게다가 강남 부촌이 근처에 있어, 대중 고객과 고소득 고객이 모두 찾는 백화점이기도 하다. 2010년엔 개점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해 업계 최단 ‘1조원 점포’ 기록을 썼고, 2019년엔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됐다. 2021년과 작년에도 잇따라 영국 해러즈 런던과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매출을 앞질렀다.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 해부터다. 롯데 잠실점이 젊은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1위 신세계 강남 추격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남성 명품 패션, 아웃도어 전문관 강화에 힘썼고, 프리미엄 리빙 부문 확대에도 주력했다. 그러나 고물가·소비 침체 여파로 명품 매출 증가가 꺾이면서 주력 부문 매출 증가율이 기대만큼 높진 않았다는 게 유통업계 중론이다. 작년 한 해 30%씩 성장을 보였던 명품 매출 증가율은 올 상반기 현대(6.4%), 롯데(5.0%), 신세계(3.5%)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 백화점 1위, 올해 뒤집히나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작년 에비뉴엘 지하 1층에 있던 왕관 조형물을 없앴고, 더 크라운이라는 팝업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최근엔 새롭게 들인 식음료 매장과 체험형 매장을 무기로 젊은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340평 규모 카페 ‘노티드 월드’는 월 7억원가량 매출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들어선 200㎡(약 60평) 규모 카페 ‘런던 베이글 뮤지엄’, 이달 초 들어선 ‘블루보틀’과 여성 의류 브랜드 ‘마르디 메르크디’ 입점도 고객을 불러 모으는 데 도움이 됐다.
매출 3조원 기록을 먼저 달성하려면 신세계 강남점은 올해 작년보다 5~6%, 롯데 잠실점은 15%가량 매출이 증가해야 한다.
◇ 명품 VS 체험형 매장
신세계백화점은 이에 올해 영패션 전문관과 식품관 리뉴얼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에 조만간 국내 최대 6000여 평 규모로 식품관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하반기엔 영패션 전문관도 열 예정”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超)고가 시계 ‘오데마피게’ 매장을 보유하고, 매장 내 고객 서비스 전담 임원이 유일하게 근무하는 백화점이라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1년에 1억원 넘게 쓰는 VVIP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관리하기 위해서다.
롯데 잠실점은 반면 널찍한 공간의 강점을 활용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5월 롯데 잠실점에 초대형 테니스 코트 모양 임시 매장을 열었더니 이를 보기 위해 열흘 동안 20만명이 찾아왔었다. 이처럼 매장 규모를 활용한 이색 체험관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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