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여정…부산 외과의사의 생생한 남극 항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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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저자가 쓴 '아라온 오디세이'를 읽으며 받은 강렬한 느낌은 '오! 이 멋진 문장력 좀 보소'였다.
체험을 중심에 놓은 일기체 문장이 원래 흡인력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어느 외과의사의 남극 웨델해 항해 일기'라는 부제를 단 '아라온 오디세이'는 '외과의사가 이렇게 풍성·생생·성실한 문장을 쓴다고?'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읽는 이를 끌어당겼다.
'아라온 오디세이'를 내면서 김용수 저자는'섀클턴의 위대한 리더십'이라는 책의 번역본도 함께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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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클턴의 위대한 리더십- 마고 모렐·스테파니 케이퍼렐 지음 /김용수 옮김 /미다스북스 /3만 원
- ‘아라온호’ 의료담당으로 동행
- 인문·문화 깊은 지식 돋보여
- ‘섀클턴의 위대한…’ 번역까지
김용수 저자가 쓴 ‘아라온 오디세이’를 읽으며 받은 강렬한 느낌은 ‘오! 이 멋진 문장력 좀 보소’였다. 체험을 중심에 놓은 일기체 문장이 원래 흡인력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어느 외과의사의 남극 웨델해 항해 일기’라는 부제를 단 ‘아라온 오디세이’는 ‘외과의사가 이렇게 풍성·생생·성실한 문장을 쓴다고?’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읽는 이를 끌어당겼다. “모든 것이 공허하고 차갑고 명료했다. 인간세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얼음과 고립의 제국, 눈부신 백색의 무한한 빙원, 얼음과 하늘의 2진법 세계….” ‘2진법’이라는 비유가 절묘한 느낌을 준다.
소록도와 삼천포에서 보낸 군의관 시절과 미국에서 병원 연수를 받은 2년 3개월을 빼면 거의 부산에 살며 활동해 온 것으로 보이는 김용수 외과의사는 2013년 대한민국의 쇄빙연구선(Ice Breaking Research Vessel, IBRV) 아라온호에 동승해, 선원과 연구진의 의료를 책임지는 선의(船醫)가 되어, 석 달 항해하는 일정으로, 남극에 다녀온다.
그의 여정은 왕복 4만㎞(지구 둘레가 약 4만㎞이다)에 달했고, “태평양과 마젤란 해협을 지나 세상 끝 칠레 푼타아레나스에 잠시 머문 뒤 드레이크 해협을 거쳐 남극 웨델해의 전인미답 얼음 제국을 둘러보고 적도로 귀국하는” 경로였다. 이 책은 건조한, 또는 그저 그런 탐험기가 아니다. 저자는 인문·문화·예술에 관한 깊은 이해와 지식으로 문장을 써 내려가고, 낯선 세계 낯선 사람과 기꺼이 소통· 교감한다. 그래서 책은 시종 생기가 있다. 탐험이나 극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다. 사진도 풍부하고 훌륭하다.
‘아라온 오디세이’를 내면서 김용수 저자는‘섀클턴의 위대한 리더십’이라는 책의 번역본도 함께 펴냈다. 이 책은 미국 기업인이자 섀클턴 연구가인 마고 모렐과 언론인 스테파니 케이퍼렐이 썼다. 영국의 탐험가·항해가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은 어떤 각도에서 조명하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의 한 명’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위인이다.
섀클턴은 1914년 8월 남극 탐험에 나섰다가 최악의 조난·난파 상황에 처했지만, 놀라운 인내와 소통·인화의 힘 그리고 결단력을 오래 발휘하며 지옥 같은 남극에서 결국 3년 만에, 대원 27명을 단 한 명도 희생시키지 않고 모두 생환시켰다. 섀클턴의 인생은 김용수 저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아라온 오디세이’에도 섀클턴 이야기는 여러 차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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