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여정…부산 외과의사의 생생한 남극 항해일기

조봉권 기자 2023. 9.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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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저자가 쓴 '아라온 오디세이'를 읽으며 받은 강렬한 느낌은 '오! 이 멋진 문장력 좀 보소'였다.

체험을 중심에 놓은 일기체 문장이 원래 흡인력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어느 외과의사의 남극 웨델해 항해 일기'라는 부제를 단 '아라온 오디세이'는 '외과의사가 이렇게 풍성·생생·성실한 문장을 쓴다고?'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읽는 이를 끌어당겼다.

'아라온 오디세이'를 내면서 김용수 저자는'섀클턴의 위대한 리더십'이라는 책의 번역본도 함께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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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온 오디세이- 김용수 지음 /미다스북스 /3만2000원
섀클턴의 위대한 리더십- 마고 모렐·스테파니 케이퍼렐 지음 /김용수 옮김 /미다스북스 /3만 원

- ‘아라온호’ 의료담당으로 동행
- 인문·문화 깊은 지식 돋보여
- ‘섀클턴의 위대한…’ 번역까지

김용수 저자가 쓴 ‘아라온 오디세이’를 읽으며 받은 강렬한 느낌은 ‘오! 이 멋진 문장력 좀 보소’였다. 체험을 중심에 놓은 일기체 문장이 원래 흡인력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어느 외과의사의 남극 웨델해 항해 일기’라는 부제를 단 ‘아라온 오디세이’는 ‘외과의사가 이렇게 풍성·생생·성실한 문장을 쓴다고?’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읽는 이를 끌어당겼다. “모든 것이 공허하고 차갑고 명료했다. 인간세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얼음과 고립의 제국, 눈부신 백색의 무한한 빙원, 얼음과 하늘의 2진법 세계….” ‘2진법’이라는 비유가 절묘한 느낌을 준다.

끝없이 펼쳐진 남극 대륙의 설원을 한 사람이 걷고 있다. 김용수 저자가 아라온호에서 찍었다. 미다스북스 제공


소록도와 삼천포에서 보낸 군의관 시절과 미국에서 병원 연수를 받은 2년 3개월을 빼면 거의 부산에 살며 활동해 온 것으로 보이는 김용수 외과의사는 2013년 대한민국의 쇄빙연구선(Ice Breaking Research Vessel, IBRV) 아라온호에 동승해, 선원과 연구진의 의료를 책임지는 선의(船醫)가 되어, 석 달 항해하는 일정으로, 남극에 다녀온다.


그의 여정은 왕복 4만㎞(지구 둘레가 약 4만㎞이다)에 달했고, “태평양과 마젤란 해협을 지나 세상 끝 칠레 푼타아레나스에 잠시 머문 뒤 드레이크 해협을 거쳐 남극 웨델해의 전인미답 얼음 제국을 둘러보고 적도로 귀국하는” 경로였다. 이 책은 건조한, 또는 그저 그런 탐험기가 아니다. 저자는 인문·문화·예술에 관한 깊은 이해와 지식으로 문장을 써 내려가고, 낯선 세계 낯선 사람과 기꺼이 소통· 교감한다. 그래서 책은 시종 생기가 있다. 탐험이나 극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다. 사진도 풍부하고 훌륭하다.

‘아라온 오디세이’를 내면서 김용수 저자는‘섀클턴의 위대한 리더십’이라는 책의 번역본도 함께 펴냈다. 이 책은 미국 기업인이자 섀클턴 연구가인 마고 모렐과 언론인 스테파니 케이퍼렐이 썼다. 영국의 탐험가·항해가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은 어떤 각도에서 조명하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의 한 명’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위인이다.

섀클턴은 1914년 8월 남극 탐험에 나섰다가 최악의 조난·난파 상황에 처했지만, 놀라운 인내와 소통·인화의 힘 그리고 결단력을 오래 발휘하며 지옥 같은 남극에서 결국 3년 만에, 대원 27명을 단 한 명도 희생시키지 않고 모두 생환시켰다. 섀클턴의 인생은 김용수 저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아라온 오디세이’에도 섀클턴 이야기는 여러 차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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