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천재 음악가 바그너와의 대화 外
# 천재 음악가 바그너와의 대화
바그너의 마지막 인터뷰- 오해수 지음 /산지니 /2만5000원
괴물 같은 천재, 바이로이트의 돈 먹는 괴수, 희대의 슈퍼스타, 여러 형체로 얼굴을 바꾸는 악마. 독일의 음악가 바그너를 이르는 말이다. 고인이 된 지 140년이 됐다. 저자는 바그너의 음악이 연주되는 한 그는 살아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21세기 바그네리안인 저자와 바그너 말년의 가상 인터뷰이다. 바그너의 생애와 성품, 바그너의 오페라에 관한 문답으로 구성됐다. 바그너의 동물 사랑 과소비 지인 등과 더불어 반유대주의에 대한 논란을 얘기하고 바그너의 초기 오페라를 비롯한 그의 모든 작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 스웨덴서 찾는 韓 인구문제 해법
인구 위기- 알바 뮈르달·군나르 뮈르달 지음 /홍재웅·최정애 옮김 /문예출판사 .2만4000원
스웨덴을 대표하는 사회학자 알바 뮈르달, 정치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의 인구문제 해법서가 국내 최초 원전 번역으로 소개된다. 1934년 나온 이 책은 당시 유럽 최빈국으로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았던 스웨덴에서 출산율 대반전을 이루고 복지국가로 이끈 ‘백 년의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출산·양육비 대부분을 사회가 부담하고, 기혼 취업 여성도 직장과 가정생활이 양립할 수 있게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에서 펼친 가족정책 구상의 핵심이다. 한국의 인구문제에도 해법과 통찰을 전해준다.
# 차별에 맞서는 중국계 미국인
황금성 : 백 년이 넘은 식당- 리사 이 장편소설 /송섬별 옮김 /위즈덤하우스 /1만8000원
어린이 문학에 기여한 최고 작품을 선정하는 뉴베리상의 2023년 아너 수상작이다. 중국계 미국인 3세인 작가 리사 이가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용감한 소녀 메이지와 메이지를 지지하는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소도시 ‘라스트찬스’에 있는 중국 음식점 ‘황금성’을 운영하는 노부부의 손녀 메이지는 황금성에서 여름방학을 보낸다. 소설은 메이지와 메이지의 조상인 ‘러키’, 두 인물을 뒤따라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두 갈래로 진행된다. 사람 장소 세대를 이어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이야기이다.
# 경영 판도를 바꿀 생성형 AI
AI 비즈니스 레볼루션- 이진형 지음 /포르체 /1만8000원
인공지능은 어떤 비즈니스 전략을 내놓을까. 챗GPT 같은 생성형 AI 기술은 이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와 화려하게 결합할 시작점에 놓였다.
비즈니스에서 데이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데이터 축적이 미래 비즈니스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 연구해 온 저자는 챗GPT로 비즈니스 시장을 장악하라고 조언한다. 생성형 AI가 경영의 판도를 흔들어 놓을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새로운 변화와 솔루션을 담고 있다. 생성형 AI를 도입할 것인지 결정할 단계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 트렌드일까, 마케팅일까
트렌드의 배신- 이호건 지음 /일요일의꿈 /1만9800원
‘트렌드’란 일정한 방향성이나 경향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현상이다. 하반기가 되면 수많은 소비트렌드가 여러 출처의 이름으로 발표된다.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간 여유 없이 발표되는 소비트렌드는 무작정 신뢰하기 힘들다. 이 책은 돈 욕망 행복 인공지능 등의 영역에서 26가지 트렌드를 비판적 시각으로 논한다. 저자는 트렌드로 다가오는 것들에 대해서 본질을 의심하고 따져 묻는 인문학적 소비(혹은 수용)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트렌드와 마케팅 사이에서 올바른 판단으로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픽노블로 그려낸 바다 사랑
비늘과 파편- 김수진 그림책 /노란상상 /1만6800원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에 재학 중인 젊은 작가 김수진의 첫 작품. 바다라는 대자연 앞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태도를 고민하며 만든 그래픽노블 형태 그림책이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2022년 영국일러스트협회가 주최하는 월드일러스트레이션어워즈에서 독립출판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작가가 언제나 동경하며 경외심을 품어 온 바다의 쓸쓸한 풍경을 과감하게 담아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섬 같은 문제가 생명의 근원인 바다를 위협한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계기로 삼을 만한 책.
# 전통적 서정 담은 조현석 시집
차마고도 외전- 조현석 시집 /북인 /1만1000원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현석 시인이 데뷔 35년 만에 다섯 번째 시집을 냈다. 현란하면서 매끈한 수사, 도시적 서정, 불안과 절망 등의 정서를 보여주었던 그의 시가 변했다. 이번 시집은 ‘자연으로 돌아온 도시의 적자(嫡子) 조현석 시집’으로 평가받는다. 자연으로 돌아왔다는 표현은 출발지로 회귀했다는 뜻이 아니라 서정시의 근원으로 회귀했다는 뜻이다. ‘전통적 서정’으로 돌아온 시집 1부는 자연의 발견, 2부와 3부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과 성찰, 4부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담은 시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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