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60] 문명 후진국
아름다운 한반도 우리 국토를 흔히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부른다. 비단에 수놓은 듯 눈부신 강과 산이라는 뜻이다. ‘강산’이 나라의 땅, 즉 국토를 직접 지칭하는 말로 자리를 잡았다. 달리 산하(山河)라고도 적는다.
나라 사이 경계는 강(疆)이라는 글자로도 표기한다. 따라서 그 안쪽 땅은 강역(疆域)이나 강토(疆土)라고 해 국토를 일컫는다. 때론 ‘금속 그릇’이란 뜻의 금구(金甌)라고도 쓴다. 금구무결(金甌無缺)이란 성어 사례다. 쇠 그릇처럼 튼튼한 국토를 말한다.
판도(版圖)는 주민의 호적[版]과 땅 모습[圖]을 합친 말이다. 어떤 세력의 힘이 미치는 권역 등도 가리키지만 국토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요즘 이를 지칭하는 말로 가장 쓰임이 잦은 단어는 영토(領土)다. 구역에 따라서는 영공(領空)이나 영해(領海)라고도 쓴다. ‘영’은 관할권이나 영향력을 지칭한다. 직접적인 뜻은 ‘거느리다’ ‘지배하다’ 등이다. 아울러 ‘소유’의 뜻도 있다. 영유(領有)라는 말을 떠올리면 좋다.
그 크기를 일컫는 말로는 폭원(幅圓)이 있다. 땅의 넓이[幅]와 둘레[圓]를 가리키는데, 국토의 크기를 지칭한다. 광무(廣袤)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이 단어의 두 글자는 각기 동서(東西)의 너비, 남북(南北)의 길이를 가리킨다.
예부터 성을 쌓아가며 땅 차지하기 놀이에 골몰했던 중국이다. 거대 판도를 지녔음에도 땅에 대한 욕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최근에는 남중국해의 광대한 수역과 히말라야 등 이웃과 분쟁 중인 곳을 제 것이라 주장하는 새 지도를 펴내 또 화제다.
국제 협약과 규범에 어긋나는 자화자찬(自畫自讚)식 지도 제작은 지금껏 부른 고립을 더욱 심화하는 자충수다. 다양한 가치 체계의 ‘입체’보다는 땅에만 집착하는 ‘평면’ 지향의 오랜 고질(痼疾)이 다시 도졌다. 문명의 행보로 보면 중국은 아직 후진국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세훈 부인 강의실 침입’ 강진구, 항소심도 무죄
- 제주-오키나와, 관광 디지털 혁신 손잡았다
- 김병만 측 “전처가 생명보험 가입…수익자는 본인과 입양 딸”
- 오리온 3분기 영업이익 2.6% 감소…“재료비‧인건비 상승 여파”
- 이성 문제로 연인 폭행하고 위협한 50대 男 체포
- 월계2지구 6700세대 단지로 재건축
-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도 '위장 수사' 가능… 성폭력처벌법 국회 통과
- 170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붙잡혀
- 트럼프의 유별난 햄버거 사랑…케네디는 “독극물 같은 음식”
- 멸종위기 코모도왕도마뱀 등 희귀 외래생물 밀수... 일당 14명 송치